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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지난 23일 한 트위터 팔로어가 “당신이 남자라면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삭제해야 한다”고 촉구하자 “당연히 그렇게 하겠다”고 답한 뒤,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와 민간 우주개발 업체 스페이스X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삭제했다. 두 회사의 페이지는 각각 260만명가량의 팔로어를 갖고 있었다. 머스크는 또 “페이스북에 광고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페이스북 소유의 인스타그램은 계속 이용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머스크의 일련의 조치 이후 대중들 사이에서 그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간 불화설이 증폭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머스크와 저커버그는 과거에도 인공지능(AI), 우주여행 및 기술의 방향성 등과 관련해 견해 차이를 보이면서 자주 충돌했다.
지난 해 7월에는 머스크가 “AI는 인간 문명의 존재에 대한 근본적 위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AI와 같은 기술을 채택하는데 신중을 기해야 하며 조속히 AI 관련 규제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머스크는 그러면서 “그 결과는 인간을 집고양이로 전락시킬 정도로 강력하다”며 “로봇이 길거리에서 인간을 살육하는 상황을 지켜보고 난 뒤에야 그 위험을 자각한다면 너무 늦다”고 설명했다.
이에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라이브에서 머스크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그를 ‘습관적 반대론자(naysayer)’라고 지걱했다. IT업계에서 이는 매우 모욕적인 언사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저커버그는 또 “회의론자나 종말론 시나리오를 선전하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 너무 부정적이며, 어떤 방식으로는 정말로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며 머스크를 AI 종말론자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에 머스크는 재차 “이(AI) 문제에 대한 저커버그의 이해는 매우 제한적”이라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우주여행 문제로 충돌한 적도 있다. 지난 2016년 스페이스X는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팰컨9 로켓이 엔진 가동 시험 도중 폭발했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로켓에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지역에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할 페이스북의 첫 인공위성 ‘아모스(AMOS)-6’가 실려 있었다는 점이다. 당시 아프리카 케냐에서 대기하고 있던 저커버그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매우 실망했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