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모인 티메프 피해자 120여명
"사태 한 달 지났지만 피해 규모 여전히 몰라"
"긴급경영자금, 단순한 고금리 대출에 불과"
[이데일리 박동현 기자] 티몬·위메프(티메프) 미정산·환불 지연 피해자들로 이루어진 ‘검은 우산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집회를 열고 피해자 구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금융감독원 앞에 모여 사태 한 달이 지나도록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금융 당국을 규탄했다.
| 티몬·위메프(티메프)의 대규모 정산·환불 지연으로 피해를 입은 판매자·소비자 120여명이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융감독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사진=박동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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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소속 소비·판매 피해자 120여 명은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앞에서 “더 이상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대책 마련을 요구하라”며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최고 32도에 달하는 무더위에도 검은 옷차림을 하고 검은 우산을 든 채 현장을 찾았다.
이들은 아직도 정확한 피해 규모 집계가 되지 않았다며 정부의 조속한 파악을 요구했다. 신정권 비대위원장은 “사태 발생 한 달이 지났음에도 미정산 금액이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다”며 “피해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고 피해자들의 피해를 명확히 밝혀 그에 맞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달라”이라고 호소했다.
비대위는 판매자들을 위한 긴급경영안정자금과 같은 대책은 단순한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티메프 사태의 ‘긴급경영안전자금’은 일시적 현금유동성 해결을 위한 ‘고금리 대출’에 불과하다”며 “피해 판매자들은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지원받지 못하거나 높은 금리와 짧은 거치기간으로 지원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 티메프 사태에서 보도된 판매자들의 미정산 금액은 약 2100억 원이었으나 현재는 1조 3000억 원에 이른다”며 “티메프의 연쇄 피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시한폭탄”이라고 말했다..
| 티몬·위메프(티메프)의 대규모 정산·환불 지연으로 피해를 입은 판매자·소비자 120여명이 2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사진=박동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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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검은 우산 비대위는 비가 오는 날씨에도 금융감독원에서 국회까지 “피해자를 죄인 취급 말라”, “국가가 방임한 묻지마 범죄”, “선 피해자 구제, 후 책임 공방”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이들은 국회 앞에 서서 빠른 시일 내 티메프 사태와 관련한 특별법을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비대위는 “이번 티메프 사태로 온라인 상거래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여야가 힘을 합쳐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 대책 마련을 해달라”며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