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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의 주인공인 A씨는 “임신한 지 얼마 안 됐을 무렵 남편은 사업이 어려워졌다면서 며칠씩 집에 안 들어와 외롭고 불안했다”며 “결국 저 혼자 아들을 낳았고 남편과 연락이 닿은 건 아이가 백일이 됐을 때로, 남편은 사기, 횡령 등 경제 범죄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징역 8년형을 선고받은 남편과 옥중 이혼한 뒤 양육비를 지원받지 못한 채 아기를 혼자 맡아서 키웠다”며 “세월이 흘러 아버지 존재를 모르는 아이는 학교에 들어갔고 저는 좋은 남자를 만났다”고 전했다.
이어 “친아빠의 존재를 모른 채 자란 아들은 재혼 상대를 아빠처럼 따르고 좋아했다”며 “다행히 재혼 상대도 아이를 예뻐했고 결혼하면 아들의 성씨를 본인의 성씨로 변경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얄궂은 운명은 A씨를 놓아주지 않았다. 구속된 전남편이 가석방으로 출소한 후 A씨에 찾아와 “같이 살자”고 한 것. 결혼할 남자가 생겨 다시 합칠 수 없다는 A씨에 전남편은 크게 화를 내며 면접교섭권을 언급했다.
A씨는 “(전남편이) 아들을 보여주지 않으면 학교로 찾아가겠다고 하는데 저는 어떡하면 좋냐”며 전남편의 면접교섭권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 궁금해했다.
이에 대해 조윤용 변호사는 “민법 제837조의 2 제3항에서는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한 때는 당사자의 청구 또는 재판부의 직권에 의해 면접 교섭을 제한, 배제, 변경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며 “부모 일방과 자녀의 만남이 오히려 자녀의 복리를 해칠 것임이 명백할 정도라면 부모와 자녀의 면접교섭을 전면적으로 제한하는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A씨가 면접교섭의 전면배제를 요청한다면 재판부에서는 전문가에 의한 가사조사, 부모교육 및 상담 등의 절차를 통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또 아이의 성씨를 재혼 상대자의 성씨로 바꾸길 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가정법원이 성본변경 허가 여부 판단에 있어 가장 고려하는 것은 자녀의 복리”라면서 “구체적으로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어떤지, 자녀가 가족구성원으로서 어떤 정체성을 갖고 있는지, 학교생활이나 일상생활에서 성본으로 인해 겪는 불편함 등 여러 제반 사정을 고려해 법원이 허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고 밝혔다.
아이의 친부가 성본변경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에 대해서는 “성본변경 절차에서 친부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 사항은 아니다”라며 “일방 부모가 성 변경에 반대한다면 부동의하는 본질적인 이유와 혹시 방임이나 학대는 없는지를 살피고 부모의 동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성본 변경될 자녀를 기준으로 정말 적합한지를 고려해 판단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