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지난 2017년 한미 정상은 ‘한반도 및 한반도 인근에 대한 미 전략자산의 순환배치 확대’에 합의하고 그해 제49차 한미 SCM에서 “미 해군과 공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빈도 및 강도가 증가되고 있음에 주목한다”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당시에는 한 달에 2회 꼴로 한반도에 전략자산이 전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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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로 바뀌고, 안보분야에서 ‘한미동맹 복원’과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를 전면에 내세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미국 전략자산인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과 핵 추진 잠수함, 전략폭격기, 스텔스 전투기 등이 연이어 한반도를 찾고 있다. 우리 정부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특히 이번 54차 SCM에서 한미는 2011년부터 북한의 핵 도발 상황을 가정해 실시해 온 핵우산 훈련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TTX)을 매년 정례적으로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TTX는 문재인 정부 시절 2019년과 2021년 두 차례만 진행했었다.
이같은 미국의 확장억제 정책은 다른 동맹국들에 제공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향후 방위비 분담금 항목 신설 등 어떤 방식으로든 비용 지출을 강요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인식을 가진 리더십이 또 안 나오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현재로서는 비용 부담 등의 현안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의 대중국 정책이나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에 대한 요구를 무시할 수 없게 된 것은 사실이다. 이번 SCM 공동성명에서 한미는 “남중국해 및 그 일원을 포함한 모든 해역에서 평화와 안정,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한미일 3자 안보협력을 지속적으로 증진 및 확대한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