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유청 단백질을 섭취한다고 해서 모두 아널드 슈워제네거처럼 근육이 우람해지는 것은 아니다. 여성이 유청 단백질을 먹으면 더 날씬한 몸을 가질 수 있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제5회 유청 단백질 포럼에서 ‘유청 단백질의 오해와 진실’을 주제로 발표한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명예교수(전 대한영양사협회장)는 건강미를 추구하는 현대 여성과 고령화 사회를 사는 중노년층을 위한 건강 식단의 핵심으로 유청 단백질을 꼽았다.
이 명예교수는 “근육질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보디빌더가 즐겨 마시는 유청 단백질 셰이크이지만, 유청 단백질은 여성과 중노년층에도 꼭 필요한 영양소”라고 강조했다.
필수 영양소 중 하나인 단백질의 하루 섭취권장량(성인 기준)은 자신의 체중 ㎏당 최소 0.8g이다. 이는 체중이 50㎏인 사람은 하루에 40g 이상 섭취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명예교수는 “체중 ㎏당 0.8g의 단백질 권장량은 단백질 식품 섭취가 힘들었던 과거에 영양실조에 걸리지 않은 데 필요한 최소량의 수치로, 요즘 성인에겐 충분하지 않은 양”이며 “건강을 위해선 단백질을 더 많이 섭취할 필요가 있고, 특히 65세 이상 노인은 근육 보전을 위해 단백질을 자신의 체중 1㎏당 1~1.2g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노인이 식사를 통해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지 못한다면 유청 단백질이나 단백질 강화 제품 또는 음료로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운동을 자주 하거나 상처를 입은 사람은 운동 효과와 치유를 돕기 위해 단백질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유청 단백질 등 양질의 단백질 섭취와 운동을 함께 하면 근육 생성에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운동을 마친 후 30~60분 이내에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근육 생성에 가장 효과적이다. 이 시간대에 우리 몸은 음식에 포함된 단백질 등 영양소를 잘 활용하기 때문이다.
이 명예교수는 “운동할 때만 유청 단백질 등 단백질 보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잘못된 상식”이며 “우리 몸의 모든 세포가 단백질로 이뤄졌기 때문에 건강 유지를 위해선 단백질 보충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단백질은 근육을 만들고 복구하는 것 외에 효소ㆍ호르몬의 합성 재료가 되는 등 체내에서 하는 일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 명예교수는 “날씬한 몸매를 원하는 일부 여성은 ‘몸을 과도한 근육질로 바꾼다’며 유청 단백질 섭취를 꺼리기도 하지만 이도 사실과 다르다”고 조언했다.
여성이 매일 유청 단백질을 섭취한다고 해서 어깨나 팔뚝이 굵어지진 않는다는 것이다. 이 명예교수는 “슈워제네거 같은 거대한 팔뚝이나 어깨는 고강도 근력 운동을 해야만 얻을 수 있다”며 “여성은 보디빌딩 호르몬으로 통하는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낮아 유청 단백질을 섭취하면 건강한 몸과 날씬한 근육을 발달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퍼듀대학 영양과학과 웨인 캠벨(Wayne W. Campbell) 교수팀이 2018년 ‘영양학 리뷰’(Nutrition Reviews)지에 실은 리뷰 논문(유청 단백질 보충제가 여성의 체성분 변화에 미치는 영향: 체계적인 검토와 메타 분석)에 따르면 기존 연구논문 6건을 메타 분석한 결과 여성이 유청 단백질 섭취와 운동을 함께 하면 총 지방 무게는 변하지 않으면서 날씬한 근육이 0.9㎏ 증가했다.
이 명예교수는 “이 리뷰 논문의 시사점은 여성이 유청 단백질을 섭취하면 날씬한 몸매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며 “운동과 함께했을 때 날씬한 근육 만들기 효과가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