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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산업 생산량은 346만2299대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한국 자동차 생산량이 350만대를 밑돈 건 지난 2004년(346만9464대) 이후 16년 만이다.
생산량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한 결정적 요인으로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LMC오토모티브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8415만대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하지만 반도체 수급난으로 공장이 셧다운 되는 등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생산량 저조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과 나머지 간 성적이 갈렸다.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162만151대와 139만8966대로 생산량이 각각 0.1%, 7.0% 증가했다. 지난해 반도체 수급난에도 불구하고 2020년보다 오히려 생산량이 는 것이다. 국내 자동차 산업이 마지막으로 연 400만대를 기록했던 2018년과 비교하면 현대차는 약 12만대, 기아는 7만대 줄어든 수준으로 위기 속에서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다.
반면 한국지엠과 쌍용차는 최악의 한해를 보내야 했다. 두 업체의 지난해 생산량은 22만3623대와 8만2009대로 각각 37.0%, 23.2% 줄었다. 한국지엠의 한해 생산량이 30만대 밑으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으로 역대 최악의 성적인 셈이다. 또한 쌍용차는 인수합병(M&A) 이슈 등으로 11년 만에 생산량이 10만대를 밑돌았다. 그나마 르노삼성자동차가 막판 유럽시장 전략 모델 XM3(현지명 뉴 아르카나)의 생산을 늘리며 12만8328대(전년 대비 11.9% 증가)로 분전했다.
문제는 올해 자동차 생산량이 약 360만대로 전망되는 등 여전히 생산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반도체 수급난은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올해 반도체 생산능력 대비 20~30% 물량이 초과 예약됐기 때문이다. 반도체 공급부족은 여전하다는 소리다.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 생태계의 어려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경제력을 고려했을 때 자동차 산업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려면 연간 400만대는 생산해야 한다”며 “현재 전동화 준비 미흡으로 어려움에 부닥친 부품업계 등 자동차 산업의 ‘보릿고개’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어려움 속에서도 전동화 전략을 바탕으로 미래 시장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아이오닉6, 제네시스 GV70 EV, EV4 등 순수 전용 전기차를 대거 선보인다. 아울러 현대차는 그랜저와 제네시스 G90 완전변경(풀체인지), 기아는 레이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등 신차도 선보인다. 쌍용차와 르노삼성차도 각각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과 XM3 하이브리드(HEV) 등 모델을 선보이며 전동화 대열에 합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