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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전·월세로 살고 있는 임차인들은 집주인들 눈치보는 수준에 그치지만, 신혼부부나 주거지 이동예정자 등 새로 전셋집을 알아보는 임차인들은 급등한 전셋값에 좌절하고 있다. 이마저도 물건이 없어 전셋값 흥정을 할 새도 없이 가계약부터 해야 하는 상황이다.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전용 84㎡)의 전세가격도 임대차법 시행 일주일 전인 지난달 25일 1억원이 튀어올랐다. 9억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되면서 이틀 전(23일) 8억원보다 전세값이 크게 올랐다.
전세값 폭등은 임대차법 시행이 예고된 7월 말부터 이어졌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4% 올랐다. 이는 주간 기준으로 올해 1월 6일 조사 이후 7개월여 만에 최대로 상승한 수치다. 강동구(0.28%)를 비롯해 강남(0.24%)·서초구(0.18%)·송파구(0.22%) 등 강남 4구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강동구는 고덕·강일·상일동 신축 아파트 위주로 매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며 전셋값이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대치동 L공인중개사 대표는 “자녀 학원을 알아보러 찾아오는 사람들이 전·월셋값이 몇 달전보다 너무 많이 올라 다들 깜짝 놀란다”며 “여유 있는 사람들은 비싸더라도 계약을 하지만, 수도권이나 지방 사람들은 아예 이사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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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 청파동 H공인 관계자는 “집주인과 세입자들의 계약갱신 청구에 대한 문의가 쏟아지고 있지만 우리도 구체적인 내용을 몰라 답을 못해주고 있다”며 “세부적인 내용은 만들지도 않고 법이 통과되면서 시장에 혼선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