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왁스웜과 밀웜이 플라스틱을 소화해 영양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두 곤충 이외에 플라스틱을 섭취할 수 있는 새로운 곤충인 슈퍼웜을 찾고, 폴리스틸렌의 생분해 과정의 분해 매커니즘을 확인한 것이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이하 DGIST)은 김대환 기초학부 교수와 김홍래, 이현민, 유희철, 전은빈 학생이 아메리카왕거저리의 유충인 슈퍼웜의 체내에서 폴리스틸렌을 생분해하는 박테리아를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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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기존에 플라스틱 소화능력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슈퍼웜에 주목했다. 우선 플라스틱 이외의 영양원이 없는 배양기에서 슈퍼웜의 장액을 배양해 장액 내 플라스틱 분해 박테리아 후보를 선별했다. 이어 플라스틱에서의 증식과 화학적 변화를 관찰하며 플라스틱 분해 박테리아인 ‘슈도모나스(Pseudomanas sp.)’를 발견했다.
슈도모나스 박테리아는 분해가 어려운 플라스틱 종류인 폴리스틸렌을 분해했다. 연구팀은 슈도모나스 내 효소 중 하나인 세린계 가수분해효소(Serine Hydrolase)가 플라스틱 생분해와의 연관이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연구팀은 효소 억제제를 여러 농도에서 처리하면서, 억제제 농도가 높아지면 박테리아의 증식과 플라스틱의 분해가 저해된다는 사실을 관찰했다. 소화된 플라스틱 대사물질의 대사 경로를 추론하고, 분석하기 위해 다양한 분광학적 기법도 이용했다.
연구는 DGIST 학부 커리큘럼의 일환인 ‘학부생 공동연구프로젝트(UGRP)’를 통해 이뤄졌다. 연구를 지도한 김대환 교수는 “앞으로 플라스틱 분해 효소의 발견과 개량을 지속 진행하면 궁극적으로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플라스틱의 생분해 연구가 초기 단계에 있는 상황에서 이번 연구가 기폭제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이석규 DGIST 뇌·인지과학전공 교수와 Jiaojie Li 광주과학기술원 화학과 교수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환경과학분야 국제 학술지 ‘환경과학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지난달 6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