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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지난 2010년 한화그룹은 태양광 시장이 불황일 때 오히려 이 분야를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투자를 적극 늘리며 불황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중국의 태양광 업체 솔라펀파워홀딩스(인수 당시 한화솔라원)를 인수했다. 이후 한화가 인수한 큐셀(한화큐셀)과 합병(2015년)을 통해 한화큐셀로 거듭난 이 회사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는 등 급격한 실적 증가세를 구가하고 있다. 태양광 셀 생산 규모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의 한화큐셀은 한화그룹 태양광 사업 수직계열화의 정점을 이루며 해당 시장에서의 세계적 지배력을 확고히 다지고 있다.
한화로서는 미래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승부수를 던졌고 이 승부수는 결과적으로 대성공으로 기록됐다. 이러한 한화그룹의 과감한 결단 뒤엔 류명현(44·사진) 법무법인 세종 외국변호사(크로스보더 딜 담당)도 한몫 했다. 류 외국변호사는 “솔라펀파워홀딩스는 중국에 있는 회사이지만 미국에 상장돼 있는 회사라 일반 회사보다 훨씬 복잡한 규제가 있었고 이를 다 조율하고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발생하는 이슈를 모두 파악하느라 잠도 못 자고 24시간 대기해야만 했다”고 회고했다. 류 외국변호사는 “3개월 동안 미국, 케이만제도, 홍콩, 유럽 국가들까지 기업결합신고 절차가 한꺼번에 이뤄져야 했고 관여한 외국 로펌이 10여개가 될 정도로 숨가빴던 딜”이라며 “복잡하고 새로운 이슈들에 대해 비교법적으로 정리하고 해결하는 과정이 다이내믹했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알루미늄 압연 업체인 노벨리스의 국내 법인인 노벨리스코리아와 일본 고베제강의 합작 법인 설립에 대한 자문도 진행하고 있는 류 외국변호사는 “7000억원의 자산가치가 있는 노벨리스 울산공장을 현물출자를 해 이 회사의 지분 50%를 고베제강에 매각하는 구조인데 한 달만에 어려운 계약서만 20여개 작성해야 했기 때문에 지난 4~5월엔 늘 밤잠을 설쳐야 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해당 딜이 무사히 본계약 체결을 끝내고 오는 8~9월 정도에 거래 완료를 앞두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는 게 류 외국변호사의 설명이다.
다른 사람들과 문제를 같이 풀어 나가는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의 매력에 이끌려 이 길을 택했다는 류 외국변호사는 이 일을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좋아하는 일이어야 잘 할 수 있다”며 “이 시장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이 일을 좋아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든다면 충분히 도전해 볼만한 분야”라고 조언했다. 향후 목표에 대해 그는 “같이 일했던 클라이언트들과 내부 동료들이 앞으로도 계속 같이 일하고 싶은 외국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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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명현 외국변호사는
지난 1998년 서강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미국 밴더빌트대학교(Vanderbilt University) 법과대학원에서 법학 석사(J.D.)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고 지난 2001년 법무법인 화우에서 시작해 법무법인 율촌을 거쳐 2008년부터 법무법인 세종에서 외국변호사로 재직 중이다. 대표 실적으로는 GE의 현대캐피탈·현대카드 지분 매각(2017), 프랑스 다논(Danone)의 풀무원다논 지분 매각(2017), 오리온과 델피아의 인도네시아 합작법인 설립(2016), IMM PE·CJ CGV의 터키 마르스엔터테인먼트(Mars Entertainment Group) 인수(2016), 경창산업과 보쉬의 합작법인 설립(2015)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