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학선기자] 하나로텔레콤(033630)를 둘러싼 인수합병(M&A) 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제니스 리(45·사진) 부사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리 부사장은 지난달 말 홍콩에서 기업설명회(IR)를 가진데 이어 지난 주부터는 휴가와 리더십교육 등을 위해 미국에 머물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적인 체류이유와 상관없이 리 부사장의 작은 해외출장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통신과 방송, 유선과 무선의 결합이 통신시장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M&A설의 중심에 하나로텔레콤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하나로텔레콤은 최대주주가 뉴브리지 등 외국인이고, 초고속인터넷 부문에서의 KT 다음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최근엔 TV포털인 `하나TV`를 성공적으로 출시해 통신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런 가운데 리 부사장의 부재는 세간의 궁금증을 더욱 키우고 있다. 하나로텔레콤 몸값을 띄워놓고 대주주인 뉴브리지와 M&A 사전정지 작업을 위해 출국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실제 지난달 홍콩 IR 직전 주간사인 노무라증권이 하나로텔레콤의 M&A 가능성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고, 지난 주엔 증권선물거래소가 SK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에 M&A설과 관련된 조회공시를 요구하는 등 M&A설이 꾸준히 꼬리를 물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하나로텔레콤의 피인수설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정부의 결합서비스 허용 가능성 등으로 다시 주목되는 것 아니겠냐"며 "이 때문에 리 부사장의 해외출장을 M&A와 관련된 움직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전했다.
하나로텔레콤은 M&A설이 확대되는 것에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일단 SK텔레콤과 M&A설에 대해서는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공식 부인한 상태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리 부사장의 움직임을 M&A와 연관짓는 사람들이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하나TV 등을 주력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마당에 소문으로 임직원들이 심란해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했다.
하지만, 하나로텔레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M&A설은 좀처럼 수면 아래로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하나로텔레콤은 이달 말 도이체증권을 주간사로 미국 뉴욕 IR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달 M&A설을 촉발시킨 계기가 해외 IR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하나로텔레콤이 또다시 소문에 휩싸일 가능성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