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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이처럼 무사히 구조될 수 있었던 건 매몰된 작업 장소에 가만히 있지 않고 매뉴얼에 따라 차분히 대처한 덕이 크다. 업체측에 따르면 갱도에 고립됐을 때는 수분 공급이 원활하고 공기가 흐르는 넓은 공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대피 매뉴얼에는 ‘공기가 들어오는 쪽으로 대피하라’, ‘물이 흐르면, 흘러나오는 쪽으로 대피하라’, ‘주위에 잡을 물건이 있으면 그것을 따라가서 공간을 이용해 대기하고 있어라’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은 고립 후 갱내에서 공간을 최대한 확보했다. 두 사람이 구조 된 장소는 작업장소로부터 약 30m 떨어진 원형 공간이다. 사방에서 갱도들이 모이는 인터체인지 형태의 구조로, 일대 공간 규모는 100㎡ 정도다.
평균 14도인 갱내에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마련한 모닥불과 임시비닐텐트 역할도 컸다. 이들은 대피 장소에 모닥불을 피우고, 작업용 비닐과 나무로 천막을 만들어 바람을 피하고, 바닥에 흐르는 지하수가 몸에 닿지 않도록 패널을 깔아 대피를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은 구조 당시 서로 어깨를 맞대고 체온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갱도 내에서 작업 투입 때 챙겨간 커피 믹스와 물을 먹으며 버텼다. 다 먹고 난 후에는 갱도 안에서 떨어지는 물을 마신 덕에 생존할 수 있었다. 소방당국은 “두 분이 서로 어깨를 맞대고 체온을 유지하고 있었다”며 “토사가 밀려와도 경험과 매뉴얼을 토대로 침착하게 대피해서 안전하게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봉화 광산 매몰사고는 지난달 26일 오후 6시께 경북 봉화 재산면 아연 채굴광산 제1 수직갱도에서 펄(토사) 약 900t(업체 측 추산)이 수직 아래로 쏟아지며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작업반장 박씨 등 2명이 제1 수직갱도 지하 190m 지점에서 고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