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지난해 10월18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자택에서 둔기로 어머니 B(63)씨의 머리 등을 수차례 내려쳐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범행 3일 전 이상 증세를 보였다. 그는 회사에서 갑자기 동료를 폭행하는 등 알 수 없는 이유로 분노하면서 소란을 피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2012년에도 비슷한 증상을 보여 정신건강의학과를 다녀온 적도 있지만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안 정상적으로 생활하던 A씨는 8년 만에 같은 증세가 나타나 다시 병원에 갔지만, 일시적 섬망 외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한 채 귀가했다.
가끔 폭력성을 드러내던 A씨는 범행 당일 새벽에도 이상 행동을 보여 119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이송됐으나 입원하지 않고 약을 처방받아 집으로 돌아왔다. A씨는 약을 먹은 뒤 잠을 자고 B씨가 차려 준 밥을 먹는 등 진정됐으나 아버지가 출근한 뒤 돌변했고 급기야 B씨를 살해했다.
A씨는 수사기관에서 범행을 시인했으나 범행 당일 상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치료감호소 소속 의사는 A씨가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조현병 환자라고 진단하면서 피해망상, 관계 망상, 환천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고 했다. 또 자해, 타인에 대한 공격성과 적대감, 분노를 내포해 장기간 입원 치료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심신장애로 사물의 선악과 시비를 합리적으로 판단해 구별할 수 없다”며 “의지를 정해 자신의 행위를 통제하는 능력이 결여된 상태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는 형법 제10조 1항에 의해 벌하지 않는 때에 해당한다”며 “다만 피고인은 심신장애 상태에서 다시 범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고 인정돼 치료감시설에서 치료받을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