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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4시40분부터 5시45분까지 1시간 동안 이뤄진 만찬에는 양국의 정부 대표단과 기업인 대표 등 약 50여명도 함께 했다. 특히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안현수 선수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안 선수의 옆자리에 있던 남관표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 안 선수를 데리고 푸틴 대통령 곁으로 가자,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잘 지냈느냐”고 악수를 한 뒤 두 번 끌어안으며 애정을 표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우리 선수들이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 올림픽에 나가지 못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만찬 마무리 발언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때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 선수들을 따뜻하게 격려해줘서 대단히 고마웠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국빈만찬 이후 “크레믈린대궁전을 구경시켜주겠다”고 문 대통령에게 즉석 제안했다. 문 대통령 내외와 푸틴 대통령은 함께 걸으며 약 15분간 크레믈린대궁전 가운데 게오르기에프 홀, 알렉산더 홀, 안드레에프 홀 등을 박물관 해설사의 안내로 둘러봤다.
박물관 해설사는 게오르기에프 홀에 대해 “영광의 홀이다. 영웅들의 이름이 벽면에 새겨져 있다”며 “전기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예전에 2만개의 초로 불을 밝혔다. 외국인 사절단을 맞이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알렉산더 홀에 대해 “여성을 위한 홀”이라고 설명한 뒤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리는 곳인 안드레에프 홀에 대해 간단한 퀴즈를 냈다.
해설사는 홀 상단에 위치한 왕좌 3개를 가리키며 “하나는 왕, 또 하나는 왕비를 위한 의자다. 나머지 하나는 누구를 위한 자리일까?”라고 물었고 문 대통령이 “국민”이라고 답했다. 이에 해설사는 “왕의 어머니다. 제왕을 낳고 길러준 게 어머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를 가리키며 “엄마가 최고”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크레믈린 대궁전을 둘러본 뒤 푸틴 대통령은 문 대통령 내외에게 에르미따쥐 박물관의 도록을 선물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책을 읽고 다음번 러시아 방문을 준비하시라”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푸틴 대통령이 한국을 국빈방문하길 원한다”며 “한국민들이 아주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 내외는 푸틴 대통령과 헤어진 뒤 예정에 없이 크레믈린 경내를 약 30분 동안 산책했다. 문 대통령 내외가 관림하는 동안 통역이 이곳저곳을 설명했고 러시아 경호원들이 안내를 맡았다.
문 대통령이 “붉은 광장이 어디냐”고 묻자 러시아 경호원들이 안내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크레믈린 궁전 안에서 붉은 광장 쪽으로 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먼발치에서 광장을 살펴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바실리 성당과 레닌 묘, 박물관, 굼 등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 크레믈린 안으로 들어와 차량을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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