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 12호 사령선 조종사' 리처드 F. 고든 별세

김일중 기자I 2017.11.08 09:29:44
리처드 F. 고든 주니어. (사진=NASA 홈페이지)


[이데일리 김일중 기자]1969년 아폴로 12호를 타고 달에 갔던 미 항공우주국(NASA)의 전 우주비행사 리처드 F. 고든 주니어가 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미국 NBC방송이 7일 보도했다. 향년 88세.

고든의 사망사실은 우주비행사 장학재단(ASF)이 발표했다.

1929년 10월 5일 시애틀에서 태어난 고든은 1951년 워싱턴 대학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 해군에서 시험비행사(test pilot)와 강사로 일했다. 1963년 제3기 시험비행사로 선발되며 NASA에 합류했다. 이후 그는 두 개의 중요한 임무를 수행했다.

1966년 제미니 11호를 조종하며 두 차례 우주유영을 했다. 3년 후인 1969년에는 아폴로 11호에 이어 두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아폴로 12호 사령선 조종사로 활약했다.

그가 사령선을 조종하며 달 주위를 선회하는 동안 동료인 앨런 빈과 찰스 콘래드가 달에 착륙해 달 표면을 걸었다.

그는 강심장으로 유명했는데, 1차 우주유영을 끝나고 너무 힘이 들어 두 번째 우주유영을 하다 잠이 든 적도 있다. 또 아폴로 12호 발사 당시 낙뢰에 맞았는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할 정도였다.

로버트 라잇푸트 NASA 행정관은 “NASA와 미국은 우주 개척자 중 한 사람을 잃었다”며 애도성명을 발표했다.

고든은 1999년 인터뷰에서 그를 비롯해 달에 간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은 지구를 새롭게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24만 마일(약 38만 6000km) 떨어진 곳에서 본 지구는 매우 아름다웠다”며 “(처음엔) 지구는 내가 볼 수 있는 가장 짙은 어둠 속에 놓여있는 여린 행성이었다. 지구는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없는 그 어둠 속에 크리스마스트리 장식물처럼 매달려 있는 것으로 여겨졌었다. 하지만 달 주위를 돌며 본 지구는 (새로운 의미로 다가올 만큼) 놀라운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고든은 아폴로 18호 선장으로 임명되었지만 예산문제로 발사계획이 취소되며 다시 우주로 가지 못했다.

아폴로 12호의 동료 우주비행사 빈은 7일 “고든은 쾌활한 친구였고 우주비행을 함께하는 동료이자 친구로 최고였다”고 말했다.

1972년 NASA를 떠난 그는 수년 간 뉴올리언스 세인츠 프로축구팀의 임원을 역임했다. 그는 또 석유 및 가스 관련 회사들에서 여러 직책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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