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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공개]‘가계부채 컨트롤타워’ 유일호, 본인 빚은 2억 갚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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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오 기자I 2017.03.23 09:00:00
[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우리나라 가계가 떠안은 빚은 지난해 말 기준 1344조원으로 1년 전보다 141조원 늘었다. 가계부채는 명실상부한 경제·사회 문제다.

그렇다면 가계부채 등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정부 수장의 개인적인 자산과 빚 상황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일반 국민과 달리 ‘매우 성공적’으로 빚을 줄였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1년 새 은행 빚 2억원 갚아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22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가계부채 등 경제 현안을 논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3일 공개한 ‘2017년도 중앙부처 및 공직유관단체 정기 재산변동 사항’을 보면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초 본인과 배우자, 장남 재산으로 총 7억 4897만원을 신고했다. 토지·건물·예금·유가증권 등 보유한 자산 가격에서 채무를 뺀 것으로, 1년 전(8억 3287만원)보다 8390만원 줄어든 금액이다.

유 부총리는 경기도 이천·평택시에 본인 소유의 4억 9374만원 규모 토지 8개 필지가 있다. 공시가격 8억 4000만원짜리 서울 중구 회현동2가 ‘쌍용남산플래티넘’ 아파트(공급면적 204.25㎡)도 본인 앞으로 보유했다. 부동산 자산만 13억원에 상당하는 것이다.

예금도 본인과 배우자, 장남을 포함해 7433만원에 이른다. 다만 예금은 1년 전보다 1억 488만원 감소했다. 올해 전체 신고 재산이 8000만원가량 줄어든 원인이다. 윤리위는 “정치 자금 계좌 반환과 보험 만기 도래 등에 따른 예금 감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기창 화백의 ‘미인도’(1000만원), 이상범 화백의 ‘설촌’(700만원), 김은호 화백의 ‘미인도’(500만원) 등 2200만원에 달하는 동양화 3점도 보유했다. 이중 가장 비싼 그림은 부친인 고(故) 유치송 전 민주한국당 총재에게서 증여받은 것이다.

눈에 띄는 것은 채무 감소다.

유 부총리가 연초 신고한 본인의 은행 채무는 5억 300만원으로 1년 전(7억 1500만원)보다 2억 1200만원이나 줄었다. 1년 새 빚을 무려 30%가량 줄인 것이다. 아들도 은행 빚을 3352만원에서 1794만원으로 46% 줄였다. 부인만 ‘사인 간 채무’로 신고한 빚 1억 6032만원을 1년 전 그대로 보유했다. 유 부총리 부인인 K씨는 1996년 친인척 사업에 연대보증을 섰다가 사업 실패로 빚을 떠안았다. 작년 1월 야당은 유 부총리의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고의로 부인 재산을 줄여 빚을 갚지 않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한 바 있다.

빚 갚고 집값도 6개월 새 1억 넘게 올라

△공무원들이 지난 10일 정부 세종청사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 부총리 앞으로 7억원 넘는 은행 빚이 있었던 것은 부동산 매입 때문이다. 그는 2007년 3월 지금 사는 회현동2가 주상복합 아파트를 12억 9264만원에 분양받았다. 잔금 납부 기간인 2010년 그의 금융기관 채무는 11억 1776만원에 달했다.

이번에 빚을 크게 줄인 것은 월급 외에 아파트 전세금을 돌려받은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선거 출마를 위해 거주하던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전세를 빼면서 보증금 2억원을 돌려받은 것이다.

유 부총리는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내정됐던 2015년 초 야당으로부터 ‘실패한 부동산 투기’라는 질타도 받았다. 자기 집이 있는데도 막대한 빚을 내 아파트 투자에 나섰고, ‘막차’를 탄 탓에 투자한 집값도 결국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와 돌아보면 이 말은 틀렸다. 빚을 많이 갚았을뿐더러, 결과적으로 집값도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부동산 실거래가 공개 사이트인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유 부총리가 사는 ‘쌍용플래티넘’ 공급면적 204.25㎡형(26·29층)은 작년 10월 평균 15억 3500만원에 거래됐다. 그해 4월 거래가격은 14억 1000만원이었는데, 불과 6개월 새 집값이 1억원 넘게 오른 것이다. 그가 과거 분양받은 가격과 비교하면 시세 차익이 2억원이 넘는다. ‘성공한 재테크’였다는 얘기다.

유 부총리가 신고한 해당 아파트값이 시세의 절반 수준인 8억 4000만원에 불과한 것은 공직자 재산 신고와 부동산 재산세 등 보유세 과세 기준인 ‘공시가격’이 시장 가격을 크게 밑도는 것이 일반적이라서다.

기재부 관료 평균 재산 14억 넘어

현행 공직자윤리법(10조)은 공직자 본인과 배우자, 본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 재산을 관보 또는 공보에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공개 대상은 대통령, 국무총리, 국무위원, 국회의원, 국가정보원 원·차장 등 국가 정무직 공무원과 일반직 1급 공무원, 공기업 장·부기관장·상임감사 등이다.

※국내 가구는 지난해 3월 말 조사 기준, 기획재정부 1급 이상은 올해 초 신고 기준 순자산임. 기관별로 집계 범위와 방법은 차이가 있음.
이번에 공개한 기재부 관료 10명(유 부총리 포함)의 평균 재산은 1인당 14억 7080만원에 이른다.

송언석 2차관이 35억 3992만원으로 재산 1위였다. 송인창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23억 6885만원), 최상목 1차관(17억 1359만원), 최영록 세제실장(15억 7905만원), 고형권 전 기획조정실장(14억 3417만원), 박춘섭 예산실장(11억 235만원), 이찬우 차관보(10억 4714만원) 등 6명도 10억원이 넘는 자산가였다. 송인창 관리관은 부인이 보유한 2000만원짜리 다이아몬드를 신고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재산이 10억원 아래인 사람은 유 부총리와 조봉환 민관합동창조경제추진단장(7억 5915만원), 송병선 지역발전기획단장(4억 1477만원) 등 3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정무직 차관 연봉은 1억 1738만원이었다. 이들은 공직 생활을 하면서 어떻게 이렇게 막대한 재산을 모을 수 있었을까.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과거 한국은행에 다니는 친구와 누가 돈을 많이 버나 논쟁한 적이 있다”며 “월급 자체는 한은이 많지만, 연금과 부모·처가 재력까지 따지면 행정고시 본 공무원이 훨씬 낫다는 말에 사실 반박하기 어려웠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관가에서는 “A네 처가가 B기업이라더라”와 같은 말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단순히 버는 돈을 넘어 애초 집안이 좋거나 ‘엘리트 관료’라는 직위를 통한 결혼 등 재산 증가의 직·간접적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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