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무리수 뒀나…"IS의 트럼프 활용" 주장 일파만파

권소현 기자I 2015.12.21 09:50:20

트럼프 "힐러리는 미친 것처럼 거짓말을 하고 있다" 맹비난
여론도 불리…美 언론 "입증할 증거가 없다"

△19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이 ABC방송 주최 TV토론회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출처=AFP)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의 무슬림 미국 입국 금지 발언이 이슬람국가(IS) 용병 모집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발언이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당사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거짓말’이라며 반박에 나섰고, 미국 언론들도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며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무리한 발언을 질책하는 분위기다.

트럼프는 20일(현지시간) NBC의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 출연해 “이는 단지 힐러리의 또 다른 거짓말”이라며 “그녀는 모든 것에 대해 미친 것처럼 거짓말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녀는 거짓말쟁이고 모든 사람이 이를 안다”고 지적했다.

트위터를 통해서도 “ISIS가 도널드 트럼프의 비디오를 대원 채용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거짓말”이라며 “폭스뉴스가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검증했다”고 전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지난 19일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ABC방송 주최로 열린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들의 TV 토론에서 “트럼프가 ISIS의 최고 용병 모집자”라며 “그들이 더 급진적인 지하디스트를 뽑기 위해 무슬림 입국 금지 발언을 비롯해 이슬람을 모독하는 발언을 하는 동영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에 대해 논란이 일자 힐러리 캠프의 공보책임자인 제니퍼 팔미에리는 “그런 IS 비디오가 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지하디스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무슬림에 대한 트럼프의 발언을 이용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해명했다.

AP는 팩트체크를 통해 중동 지역에서 소셜 미디어를 통해 트럼프의 발언 동영상이 돌고 있고, IS가 상당히 정교하게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동영상을 퍼트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공화당 내 다른 후보들도 테러리스트의 손에 동영상이 들어갔고 서방국뿐 아니라 중동지역에서의 급진 무슬림 세력이 부상할 리스크가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설사 그렇다 쳐도 힐러리 클린턴이 이를 알고 얘기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CNN의 사실확인팀(Reality Check Team) 역시 ISIS의 모든 대화를 추적하기는 어렵지만 트럼프가 출연하는 특정 동영상에 대한 힐러리 클린턴의 주장을 입증할만한 증거는 없다고 보도했다.

최근 IS 소행을 추정되는 테러가 잇달아 발생하고 미국 내에서도 자생적 테러리스트에 의한 총기 난사 사고가 나면서 국가 안보에 대한 미국인들의 열망도 높아졌다. 이에 따라 국무장관 출신의 힐러리 클린턴의 지지율도 높아져 민주당 내 대선 후보로 자리를 굳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날 발언은 다소 무리수였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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