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1140원 대 초반까진 하락한 달러-원 환율은 이번 주 어디로 움직일까.
일단 미국 출구전략에 대한 불안감이 누그러지면서 달러 강세 분위기가 주춤한 상황이다. 경기지표가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일단은 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하면서 너무 앞서 달렸다는 인식이 힘을 얻고 있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를 포함해 미국 연방준비제도 고위 관계자들도 양적 완화 축소 가능성을 일축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다독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시장 불안감이 완전히 걷힌 것은 아니다. 결국 비정상적으로 풀린 돈을 거둬들여야 하고, 그 시점이 멀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빠르면 오는 9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 완화 규모를 줄이기 시작하거나 늦어도 연말 이전에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당분간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하며 재료와 수급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중국의 신용경색 우려는 상당히 누그러지며 대외 리스크가 한풀 꺾이고 있다. 중국 정부도 자금시장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어 더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수급적인 측면에서는 분기 말 수출기업의 네고(달러 팔자) 물량이 좀 더 우세한 분위기다. 월말에 소화하지 못한 네고 물량이 이번 주초까지는 계속 나오며 시장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주식을 판 돈으로 달러를 사들이던 외국인들이 지난주 후반 순매수로 돌아섰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그동안 환율을 끌어올렸던 역송금 수요가 누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5월 경상흑자가 사상 최대치인 86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양호한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부각하면서 외국인 자금이 계속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저점 결제 물량도 여전한데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탓에 환율이 쉽게 밀리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러면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단기적인 변동성만 커질 수 있다.
채권시장은 그간의 약세에서 벗어나 강세전환 시도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양적완화 불안감에 흔들렸던 시장이 차츰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정부가 국채발행물량을 줄이는 식으로 채권시장 안정에 나서며 수급도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어서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딜러는 “최근 금리상승을 이끌었던 재료가 사라지고 국채 발행물량이 줄면서 수급상황도 개선되고 있다”며 “이번 주 추가 강세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