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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글로비스·이노션 일감 중소기업과 나눈다(상보)

이진철 기자I 2013.04.17 11:35:10

연 6000억 광고·물류 사업기회 경쟁입찰로 전환
일감 몰아주기 비판·공정거래법 개정안 대응책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현대자동차(005380)그룹은 광고·물류 분야에서 계열사간 거래를 대폭 축소해 중소기업에 직발주하거나 경쟁입찰로 전환키로 했다. 그동안 계열사에서 수의계약으로 발주해 현대글로비스와 이노션이 독점적으로 가져갔던 국내 사업물량 일부를 중소기업에 넘겨 일감몰아주기 비판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광고 분야에서 올해 그룹 국내 광고 발주 예상 금액의 65%인 1200억원, 물류 분야에서 올해 그룹 국내 물류 발주 예상 금액의 45%에 달하는 4800억원을 중소기업 등에 개방한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연 6000억원 가량의 새로운 사업기회가 중소기업 등에게 제공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경쟁입찰 심사위원회’(가칭)를 주요 계열사에 설치키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그룹 광고 계열사인 이노션에 수의계약으로 발주했던 그룹 및 계열사 기업광고 제작, 국내 모터쇼 프로모션 등을 중소기업 직발주 및 경쟁입찰로 전환한다. 전환 물량은 올해 현대차그룹의 국내 광고 발주 예상금액의 65%에 달한다.

또한 그룹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에 수의계약으로 발주했던 계열사 공장간 부품운송, 공장내 운송·운송장비 운용 등을 중소기업 직발주 및 경쟁입찰로 변경한다. 전환 물량은 올해 현대차그룹의 국내 물류발주 예상금액의 45%에 달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이 과정에서 신규 사업자로 선정된 중소기업에게 기존 물류 노하우를 전수하고, 국내 중소 물류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물류산업진흥재단’ 설립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은 광고와 물류 분야 외에도 건설, 시스템통합(SI) 분야에서도 중소기업의 사업기회 확대를 위한 경쟁입찰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주요 계열사에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되는 ‘경쟁입찰 심사위원회’(가칭)를 설치해 직발주 및 경쟁입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다만 광고 분야에서 글로벌 브랜드 관리, 해외 스포츠 마케팅 등글로벌 네트워크가 필요하거나 보안성 유지가 필요한 신차·개조차 광고제작 등은 현행 방식 유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물류 분야에서도 완성차, 철강제품 운송 등은 전국 물류 네트워크와 일관물류체계 구축을 위한 대규모 인적·물적 투자가 선결돼야 하고, 운용 시스템의 기술적 전문성이 크게 요구돼 현행 방식을 유지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그동안 광고와 국내 물류 분야에서 장기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축적된 통합관리 효율성이 일부 영향을 받겠지만,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중소기업의 사업기회를 확대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물류·광고분야에서 집적된 노하우를 중소기업에 이전할 방침”이라며 “이 같은 노력이 대·중소기업 협력 생태계 조성에 일조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투자규모를 재검토해 국내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그룹 차원에서 중소기업과 소외계층에 대한 지식 기부도 확대 강화키로 했다.

한편 국회는 재벌 계열사간의 부당한 일감몰아주기를 근절하기 위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은 계열사 간에 부당 내부거래 의혹이 있으면 이를 기업이 입증하도록 하고 총수가 부당 내부거래를 유도하거나 관여하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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