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삼성전기로부터 싼 값에 삼성LED 지분을 사기 위해 의도적으로 가격을 낮게 책정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삼성전자는 "합리적인 기준을 따랐다"는 입장이지만, 삼성전기의 삼성LED 지분을 헐값으로 매입했다는 논란은 더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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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지난 26일 삼성전기가 보유한 삼성LED의 지분 50%를 인수하면서 삼성LED의 주당 가치를 1만4150원으로 산정했다. 삼성전자의 주가 104만8632원을 고려해 삼성전자 1주당 삼성LED 0.0134934주의 비율이다.
삼성전기(009150)는 삼성LED의 주식 50%를 삼성전자에 넘기면서 삼성전자 주식 26만9867주를 받게 된다. 현금으로는 약 2800여억원 어치에 해당한다.
논란의 핵심은 삼성LED의 주당 가치인 1만4150원의 적정성 여부다.
이번 지분 인수의 외부평가를 맡은 삼정회계법인은 삼성LED의 '자산가치'와 '수익가치'의 평균 가격을 주당 1만9459원으로 책정했다. 순자산만 5514억원에 달하는 삼성LED의 자산가치와 내년 예상 수익을 고려하면 삼성LED의 가격은 이번 매각 가격보다 38% 높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최종 인수가격이 주당 5000원가량 낮은 1만4150원으로 결정된 이유는 삼성LED와 유사한 경쟁사의 주가를 반영하는 '상대가치'가 주당 8840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자산·수익가치 1만9459원을 상대가치 8840원과 산술평균해 인수 가격을 주당 1만4150원으로 떨어뜨렸다.
일반적으로 비상장법인의 가치를 산정할 때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뿐 아니라 유사회사의 주가 등을 기준으로 삼는 상대가치를 반영한다. 문제는 어떤 회사를 '유사회사'로 선정했느냐 하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유사회사로 선정한 업체는 총 31개사. 그런데 이들 31개사 대부분 중소형 코스닥 회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LED보다 자산이 큰 회사는 하이닉스와 서울반도체 뿐이고, 나머지 29개는 자산이 1000억원도 되지 않는 곳이 수두룩했다. 유사회사로 선정된 네오피델리티의 경우 자산이 삼성LED의 27분의 1에 불과했다.
결국 삼성전자는 삼성LED보다 작은 업체를 유사회사로 선정해 상대가치를 떨어뜨렸고, 이는 삼성LED의 최종 인수가격이 낮아지는 결정적인 근거가 됐다.
권성률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상대가치 평가할 때 선정한 기업들이 규모가 비슷한 해외 업체가 아니라 삼성LED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은 회사들이 대부분"이라며 "삼성그룹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혜용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상대가치를 선정할 때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만 맞추면 구체적인 비교대상 회사 선정은 기업에 자유롭게 맡겨두는 편"이라면서 "시장에서 예상했던 인수가격은 5000억원 정도인데, 이번 실제 인수가는 기대치를 크게 밑돈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한국거래소가 분류한 같은 업종의 상장사를 기준으로 선정한 것"이라며 "상대가치 평가를 위한 유사회사 선정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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