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부회장은 이날 1시간 가까이 경기장에 머물면서 다음 날(3일) 열리는 결선 준비상황을 챙겼고, 3일에도 장대비 속에 레이싱파크를 찾아 경기가 끝날 때까지 머물렀다.
스피드페스티벌은 2003년 시작됐지만 VIP들이 몰린 것은 이번이 처음. 모터스포츠 업계 관계자들은 "열악한 국내 모터스포츠계에 희망이 싹트고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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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부회장이 조현식 사장 등과 함께 서울에서 차로 3시간 이상 걸리는 '태백'까지 찾은 것은 현대차 그룹이 주최한 '2011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정의선 부회장은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현대차는 올해부터 대회 규정을 바꾸고 상금을 늘렸다.
프로선수들이 뛰는 제네시스쿠페 클래스를 추가하면서 아마추어와 프로 선수를 모두 끌어안았고, 클릭대신 베스트셀링 모델인 아반떼 클래스를 만들면서 튜닝가격을 낮췄다.
평소 타던 아반떼에 200만원 정도의 튜닝비만 내면 아마추어 레이서로 활동할 수 있는 것. 상금도 1~3등 뿐 아니라 1~10등(아반떼 챌린지·포르테쿱 챌린지), 1~6등(제네시스쿠페 클래스)으로 늘려 모터스포츠 대중화에 물꼬를 텄다.
현대차 마케팅팀 조래수 부장은 "우리나라는 5대 자동차 강국이지만 모터스포츠의 저변 확대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현대차가 글로벌 톱5를 넘어 3위권으로 진입하기 위해선 모터스포츠가 필수"라고 설명했다.
이번 '2011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은 정몽구 회장의 장녀인 정성이 고문이 있는 이노션이 대회 프로모터 역할을, 현대차가 대표 후원사 역할을 했다.
정의선 부회장이 바쁜 일정을 쪼개 1박2일 동안 태백에 머문 것도 글로벌 톱3를 위한 프리미엄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평가다. 모터스포츠 업계는 올해부터 WRC 엔진 규정이 배기량 1.6 L로 바뀌면서 현대차가 내년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 1.6 터보 GDI 엔진을 단 터보 벨로스터를 랠리 버전으로 개조해 참여할 것으로 보고있다. 벨로스터가 우수한 성적을 내면 대중차가 아닌 고성능 브랜드로의 이미지 강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 3월 잠실에서 열린 벨로스터 런칭 파티에 배우 정준호, 이서진, 이병헌 씨 등과 모습을 드러내 직접 스테이지에서 춤 추면서 젊은이들과 호흡했다. 태백 레이싱파크 깜짝 방문 역시 "새로운 생각으로 고객에게 사랑받는 회사가 되겠다"는 그의 의지가 묻어있다는 평이다.
현대차에서 '플루이딕 스컬프쳐(Fluidic Sculpture, 유려한 역동성)'란 디자인 철학을 책임지는 오석근 전무(디자인센터장)는 "정 부회장이 2년 전쯤 '애플과 삼성은 어떻게 디자인 기업이 되었나?'라는 책을 사서 디자이너들에게 나눠주면서 디자인으로 밸류를 창조하도록 경각심을 줬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디자인 경영, X세대를 위한 문화 마케팅, 모터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현대차를 세계 명차의 반열에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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