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와 관련 `누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지` 문제와 삼성전자가 `진짜 갤럭시S2`를 따로 준비하고 있다는 루머까지 겹치며 양사가 감정적인 갈등까지 노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옴니아 보상 판매두고 `티격태격`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텔레콤(017670)은 현재 스마트폰 옴니아 사용자를 위한 보상판매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먼저 제안한 것은 삼성전자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옴니아 사용자의 품질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자 기존에 SK텔레콤이 진행해왔던 보상판매와 비슷한 방식으로 옴니아 보상판매를 진행하는 방안을 SK텔레콤에 제시했다.
삼성전자의 주장은 SK텔레콤이 보상 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 이미 출고한 제품인 만큼 실제 소비자와 거래 관계를 맺은 SK텔레콤이 선도적으로 보상판매에 나서야 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SK텔레콤은 시큰둥한 반응. 옴니아폰 보상문제가 제품의 품질 문제인 만큼 이동통신사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제조사 차별 문제 등 공정거래법 저촉 문제가 있어 이동통신사가 주도해 특정 단말기에 대해 지원을 할 수 없다"며 "삼성전자가 주도적으로 보상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삼성전자가 발끈하고 나섰다. SK텔레콤이 소비자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모든 책임을 삼성전자에 떠넘긴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옴니아를 두고 여론이 악화되니 SK텔레콤이 일방적으로 발을 빼고 있다"고 SK텔레콤을 강력히 비난했다.
◇ SKT 아이폰 판매로 틈 벌어져..각종 현안서 불협화음
KT의 아이폰 판매에 공동대응하는 등 밀월관계를 유지했던 양사 관계에 틈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최근 SK텔레콤이 애플의 아이폰 판매를 결정하면서부터. 그동안 삼성전자가 전략 스마트폰을 SK텔레콤에 우선 공급하는 등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는데 SK텔레콤이 경쟁 제품을 도입하자 사이가 틀어진 것이다.
특히 애플은 아이폰을 판매하며 소비자에게 지급되는 보조금을 이동통신사에게 일임하고 있다. 국내 제조사 입장에서는 보조금 성격의 일부를 부담하는 상황에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불만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여기에 옴니아 보상판매 문제가 걸리면서 감정적인 대립 양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양사는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와 관련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를 두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통신업계 일부에서 `삼성전자가 SK텔레콤을 통해 갤럭시S2보다 사양이 낮은 제품을 갤럭시S2라는 이름으로 출시한 후, 몇개월 후 진짜 갤럭시 S2를 선보일 것`이라는 루머까지 퍼져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글로벌 전략 휴대폰을 단 한 가지로 운용해왔다"며 "따라서 갤럭시S2도 반드시 한 종류로 국내 출시할 계획"이라고 부인했다.
이어 "갤럭시 S2 출시가 가까워지며 초반 열풍을 견제하려는 일종의 작전 세력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는 말도 했다.
◇ `관계 파국` 분석에..삼성·SKT "개별 사안일 뿐"
상황이 이렇게 되자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밀월 관계가 사실상 파국을 맞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SK텔레콤과 KT, LG U+ 등 이동통신 3사에 모두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2를 공급할 계획을 세웠다. 모두 같은 사양이며 출시 시점도 이르면 4월 말로 모두 같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의 이전 제품인 갤럭시S를 공급할 때 SK텔레콤에만 4인치 슈퍼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를 탑재한 제품을 공급했었다. 다른 이동통신사에는 3.7인치 AMOLED 패널을 탑재한 갤럭시 스마트폰을 몇 달 늦게 제공한 바 있다.
과거의 행태와 비교해 볼 때 최근 행보는 삼성전자가 SK텔레콤에 대한 집중 전략을 철회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부분.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성급한 판단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시적 감정악화와는 별개로 비즈니스의 대전제를 무너뜨릴 수는 없다"며 "국내 이동통신사 중 최대 거래처인 만큼 SK텔레콤과 거리를 두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관계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휴대폰 제조업체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SK텔레콤을 돕기 위한 전략적 결정을 해온 경우가 많았는데 SK텔레콤이 협조적이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그동안 좋은 관계를 맺어오다 보니 과거와 다른 점이 일부 나오자 관계가 사실보다 비약되는 것 같다"며 "옴니아 보상 판매 등을 계속 협의 중이고 앞으로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