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을 때도 맥주 한잔은 숙면을 위해 도움이 된다. 글래스로 맥주 2잔을 연거푸 마시면 스트레스를 50%까지 줄일 수도 있다.
맥주가 그렇게 좋은 물건이라면 인간의 정신상태를 최고조로 끌어 올릴 수 있는 맥주는 없는 것일까?
물론 있다. 알콜 함량 8.5%의 벨지안 스트롱 골든 에일로 분류되는 ‘델리리움 트레멘스(Delirium Tremens)라면 당신이 원하는 것을 줄지도 모른다.
1989년 12월 26일, 벨기에 동 프랑드르주 헨트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멜레라는 작은 마을의 휴고 양조장에서는 마시면 이상한 것이 보이는 특이한 맥주가 주조됐다.
크리스마스 시즌용으로 특별히 주조한 이 맥주는 과일향이 그윽하고, 스파이시한 향, 그리고 약간의 단맛과 강한 신맛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는 투명한 황금색의 맥주였다.
그러나 특별한 것은 이 맥주를 마시면 핑크빛 코끼리, 악어, 용이 연이어 나타난다는 것이었다.
양조장에 견학을 온 학생들은 자기가 본 환상을 그려냈다. 이 맥주의 라벨에 그려져 있는 선글래스를 걸친 악어와 용이 춤추고 있는 모습과 핑크빛 코끼리 모습은 이들 학생들이 그린 그림으로 만든 것이다.
이런 연유로 해서 이 맥주에는 ‘알콜 중독에 의한 환각증상’이라는 섬뜩한 의미를 담고 있는 ‘델리리엄 트레멘스’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반어법의 극단를 보여주는 이 브랜드 네이밍은 입에는 알콜도수 8.5%의 강력함과 기분있게 취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를 충족시켰다.
델리리엄 트레멘스는 세계의 주당들의 입맛 뿐만 아니라 정신 세계까지 끌어안는 포용력을 보여줌으로써 좋은 맥주의 조건을 충족시켰다.
세계 곳곳에 포진해 있는 열성 팬의 성원에 힘입어 이곳 저곳에서 실시하는 맥주선호도조사에서 심심찮게 세계 최고의 맥주 혹은 세계 10대 맥주 중의 하나에 이름을 올려 놓고 있다.
<스파이스비 펍문화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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