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종구기자] 물가상승률 목표를 정해 이를 기반으로 통화정책을 펴는 `물가안정목표제`가 미래에도 저물가 상황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중앙은행은 물가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하지만 고용과 금융안정도 중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프레드릭 미쉬킨 미국 콜롬비아 대학교 교수는 16일 한국은행 창립 56주년 기념 국제컨퍼런스에 앞서 배포한 기조연설문에서 "최근 세계 경제는 중앙은행의 독립성 강화와 강력한 명목기준지표를 채택하는 통화정책에 힘입어 많은 나라들이 저인플레이션을 향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적극적인 정책개입을 통해 저인플레이션으로 높은 고용을 달성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실제로는 고물가-저비용을 초래했다"며 "중앙은행의 재량적인 통화정책은 일관성을 계속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 효과가 크게 제약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통화정책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관성이 유지되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적 압력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화해야 하며 재량적이고 확장적인 정책을 펼 것이란 기대가 시장에서 만들어지지 않도록 명목기준지표하에서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물가안정목표제가 명목지표중 가장 강력하다"며 "최근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향유하고 있는 저인플레이션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의 독립성 강화와 함께 물가안정목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오찬 연설에 나서는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한국은행은 당연히 물가안정에 가장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도 "이와 함께 고용 등 실물부문과 금융시스템 안정에 대해서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