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인공지능(AI)이 인간이 묻는 말에 곧바로 답하는 시대, 인간의 호기심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에지워커’는 호기심을 ‘모르는 정보를 얻으려는 욕구’로 보는 익숙한 정의부터 뒤집는다. 호기심은 답을 획득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식과 지식, 사람과 사람, 나와 세계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활동이라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를 연결의 실천, 곧 ‘에지워크’라고 부른다.
책을 함께 쓴 대니 바셋과 페리 저른은 일란성 쌍둥이지만 서로 다른 학문의 길을 걸었다. 바셋은 신경과학과 네트워크 과학으로 뇌를 연구하고, 저른은 철학과 정치이론을 통해 질문과 권력의 관계를 탐구해왔다. 두 사람은 책을 통해 뇌과학, 수학, 철학, 역사 등을 넘나들며 호기심이 인간과 사회의 연결망을 어떻게 확장하는지 살핀다.
호기심은 뇌에서도 연결의 형태로 작동한다. 서로 다른 뇌 영역을 잇는 회로는 정보가 빠르게 이동하도록 돕고, 멀리 떨어진 지식 사이의 뜻밖의 결합을 만들어낸다. 저자들은 위키피디아 이용 기록을 분석해 호기심의 유형을 구분한다. 여러 정보를 두루 모으는 ‘호사가’, 하나의 관심사를 깊게 파는 ‘사냥꾼’, 지식 사이를 자유롭게 건너뛰는 ‘무용수’다. 어느 하나만 올바른 방식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답을 얻은 뒤에도 탐색을 멈추지 않는 태도다.
과학자 역시 완벽한 결론에 도달하기보다 인간이 얼마나 적게 아는지 깨닫고 불확실성과 함께 나아간다. 이 과정에서 호기심은 지식을 쌓는 도구를 넘어 세계와 관계 맺는 방식이 된다. 답을 찾는 속도로는 인간이 AI를 앞서기 어렵다. 그러나 흩어진 점들 사이에서 아직 존재하지 않는 선을 발견하고, 그 연결을 통해 새로운 질문을 만드는 일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