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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남동부 카흐라만마라슈에서 제빵사로 일하던 한제르씨는 지진이 발생하던 지난 6일 새벽부터 출근한 상태였다. 땅이 울리고 건물이 무너지자 그는 집에 전화를 걸어 가족의 생사를 확인했다.
한제르씨 가족은 1층짜리 자택에 살고 있었고 아내와 성인이 된 세 자녀는 집이 파손된 와중에도 무사했다. 그러나 인근 할머니 댁에 가 있었던 이르마크양은 연락이 되지 않았다. 이르마크양은 이스탄불과 하타이에 사는 사촌들이 온다는 소식에 부모의 허락을 받고 할머니 댁에서 하룻밤을 지내던 중이었다.
친가 식구들과 연락이 되지 않자 한제르씨는 어머니댁으로 달려갔고 처참한 광경을 목격했다. 8층 건물은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무너져 있었고 건물 잔해와 희생자들의 옷가지, 가구 등이 뒤섞여 있었다.
한제르씨는 잔해 사이에서 이르마크양을 찾았지만 이미 숨이 멎은 상태였다. 그는 침대에 누운 채 콘크리트 더미에 깔린 딸의 시신을 꺼내려고 주변을 파헤쳤지만 잔해는 옮겨지지 않았다.
한제르씨는 구조대를 기다리며 숨진 딸의 손을 꼭 붙잡았다고 한다. 그는 “딸이 침대에서 천사처럼 잠들어 있었다. 손을 잡고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양 볼에 입을 맞췄다”며 곁에 머무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AFP 기자 아뎀 알탄이 사진에 대한 허락을 구하자 차분하면서도 상심한 목소리로 촬영을 허락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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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한제르씨는 지진으로 폐허가 된 카흐라만마라슈에서 앙카라로 이사했다. 그는 “이번 지진으로 어머니와 형제들, 조카들을 잃었다”면서도 “무엇도 내 아이를 묻는 것과는 비교되지 않는다. 그 고통은 형언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고통을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