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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는 전날 0시를 기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 6월 8일간 총파업을 벌인 후 5개월만이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 폐지와 영구화 △안전운임제 적용 차종·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여당은 안전운임제 일몰 시한을 3년 연장하겠다고 했지만 적용 품목 확대는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화물연대의 이런 움직임에 “국민과 기업 그리고 정부가 하나가 돼 위기 극복에 전념하고 있는 상황에서 화물연대가 무기한 집단 운송거부에 돌입했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물류 시스템을 볼모로 잡는 행위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다른 차량의 진출입을 차단하고 정상 운행에 참여한 동료를 괴롭히는 것은 타인의 자유를 짓밟는 폭력 행위”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노조 파업과 관련해 단호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7월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조 파업 당시에는 “국민이나 정부나 다 많이 기다릴만큼 기다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공권력 투입 가능성이 거론됐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하청지회의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독(dock·배를 만드는 작업장) 불법을 점거하고 파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윤 대통령의 강경한 태도는 파업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 때문이다. 대우조선은 하청 노조의 파업이 한 달 이상 이어지면서 손실금만 약 8000억원에 달했다. 이번 화물노조 파업도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국토부가 전날 오후 5시 기준 컨테이너 반출입량(오전 10시∼오후 17시)을 집계한 결과 1만4695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평상시(3만6655TEU)보다 60% 떨어졌다.
전국 시멘트 공장에선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가 운행을 멈추며 시멘트 출하가 중단됐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이날 하루 약 20만톤(t)의 출하가 예정돼 있었으나 파업 여파로 실제 출하량은 1만t에도 미치지 못했다. 건설, 철강 등 파업에 따른 피해가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강력하게 경고장을 날린 배경이다.
윤 대통령은 최근 경제행보에 집중하면서 수출 경쟁력 제고를 강조했다. 수출 경쟁력 제고는 안정적인 물류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수출·입이 지연돼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윤 대통령은 “지역별 운송거부, 운송방해 등의 모든 불법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불법적인 폭력으로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