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차기 아이언맨’ 누가 유력하나

김미경 기자I 2018.06.23 13:15:21

후보군 5명 모두 前-現 포스코맨
권오준 회장 임명 ‘장인화 사장 우세’
실세 오인환·다크호스 최 사장 부상
CEO추천위 면접 거쳐 2명 압축
최종 1인 다음달 임시주총서 선임
향후 ‘포피아’ 선임 논란 증폭될 듯

‘포스트 권오준’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장인화(가운데) 철강2부문장 사장과 다크호스로 떠오른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왼쪽), 권오준 회장 체제 2인자로 불린 오인환 철강1부문장 사장(사진=포스코)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포스코가 차기 회장 후보군을 5명으로 압축한 가운데 최종 1인 자리를 놓고 정재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스코는 22일 차기 회장 후보 5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모두 포스코 내부 출신 전·현직 인사다. 포스코는 22~23일 이틀에 걸친 CEO후보추천위원회의 자격심사와 면접을 통해 2명으로 압축한 뒤 심층면접을 거쳐 최종 회장후보 한 명을 선정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정치적 외풍과 무관한 전문 경영인을 회장으로 세우겠다는 포스코의 의지가 엿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전원 모두 권오준 체제에서 요직에 오른 측근들로 포스코 안·팎에선 후보자 선정 과정을 두고 문제 삼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종 1인이 확정 되더라도 ‘포피아’(포스코 마피아) 선임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포스코 차기 회장 누구?…장인화 사장 우세

포스코가 공개한 5명의 차기 회장 후보군은 장인화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철강2부문장) , 김영상 포스코대우 대표이사 사장, 김진일 전(前)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오인환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철강1부문장), 최정우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사장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 4월 1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마친 뒤 취재진 앞에서 사임 의사를 밝혔다(사진=이투데이·연합뉴스).
정·재계에 따르면 이들 인사 중 현직 대표인 장인화(63) 사장이 유력하다. 장 대표는 권 전 회장이 사퇴하기 두 달 전인 올해 3월 포스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실세다. 권 전 회장과 같은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출신으로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또한 권 회장의 철학이나 기조를 가장 잘 이어받을 인물로 꼽힌다. 연구, 사업, 마케팅 부문을 두루 거쳤고 “아이디어가 많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크호스로 떠오른 최정우(61) 사장은 권오준 회장의 컨트롤타워인 가치경영센터장과 포스코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이다.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 시절 기획재무본부장을 맡는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5년에는 권 회장의 그룹 구조조정을 일선에서 주도하기도 했다.

오인환 포스코 사장은 권오준 전 회장 체제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2인자였다. 오랜 시간 마케팅 분야에 근무하면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작년 12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때 경제사절단에 포함돼 주목받았다.

포스코 상황에 정통한 한 고위 관계자는 “최종 후보 2인에 장인화 사장과 최정우 사장이 유력하다고 들었다”며 “이변이 없는 한 권 회장이 사임 직전까지 챙겼던 장 사장이나 최 사장이 최종 1인에 선정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1982년 대우에 입사한 김영상(61) 사장은 대우인터내셔널에서만 30년 이상을 근무한 정통 대우맨이다. 2010년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시너지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5년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에 올랐고 2016년 포스코대우 초대 대표이사에 임명됐다.

전직 인사인 김진일(65) 전 사장은 2004년 상무 겸 최고정보책임자(CIO) 시절 포스코의 프로세스 혁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탈락 인사 불만·포피아 인사 논란 거세

최종 후보자 명단을 공개했지만 여전히 선정 절차 등을 문제 삼으며 ‘포피아 인사’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날 일부 탈락 후보들은 반발했다. 구자영 전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측은 기자들에게 입장 자료를 돌리고 이사회 회의록 공개를 요구했다.

이들은 “전직 포스코 경영진들이 자원 비리 등 자신들의 부패 혐의를 방어해 줄 후임자를 찾다 보니 내부자로만 후보군을 구성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출과정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바른미래당이 “전직 회장들이 특정 후보를 밀어주려 한다”고 의혹을 제기한 것을 시작으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인 홍영표 의원과 권칠승 의원은 “청와대가 포스코 회장 인사에 개입하지 않았다”며 “인사 과정이 내부 출신들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 승계 카운슬 절차를 잠정 중단하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이에 후계 선출 과정을 담당하는 포스코 최고경영자(CEO) 승계카운슬 측은 이번 최종 후보 발표와 함께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깜깜이 인선’ 논란과 관련 “운영기간 중 추측, 음해성 기사와 명단을 공개하지 않은데 대한 비판이 많았지만 이에 흔들리지 않고 당당하고 떳떳하게 정해진 프로세스에 따라 소신껏 후보선정을 위해 노력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최종 1인은 오는 7월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포스코 회장에 선임된다.

포스코 차기 회장 후보 최종 면접 대상자 5인에 오른 김영상 포스코대우 사장(왼쪽)과 김진일 전 포스코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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