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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후 새누리당이 약속한 것들이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이름만 자유한국당으로 바뀌었을 뿐 달라진 것은 없다. 아무것도.
뼈저린 반성이나 적폐청산은 찾기 힘들다. 홍준표 대표가 논란속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당원에서 직권 제명한 것 말고는. 홍 대표 스스로 ‘바퀴벌레’로 칭한 친박세력을 누르기 위해 김무성 의원 등이 복당할 최소한의 명분을 줬을 뿐이다.
사실 지난해 국회에서 찬성 234표를 얻어 압도적으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데는 김무성, 유승민 등 비박계 의원 60여명의 동참이 컸다. 이들은 탄핵에 반대하는 새누리당과 선을 그으며, 집단탈당을 감행했다. 그리고 올 1월 바른정당이 만들어졌다.
유승민 후보를 내세워 대통령선거도 치렀지만, 건전보수를 내건 바른정당은 1년도 안 돼 허무하게 무너졌다. 탄핵안 가결을 주도한 김무성 의원 등 20여명은 ‘보수대통합’이라며 도로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했다. 33명으로 출발한 바른정당은 이제 11명의 의원만 남은 비교섭단체로 전락했다.
지금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도, 김무성 의원도 탄핵과 관련된 발언을 삼가하고 있다. 과연 1년간 무엇이 바뀌었는지, 무엇을 했는지 물었지만 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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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밥에 그 나물이다. 친박계 홍문종 후보가 당선된다면 더는 기대할 게 없다. 박 전 대통령 탄핵과 출당조치 이후에도 친박이 한국당을 좌우한다면, 21대 총선에서 살아 남는다는 보장이 없다. 친홍계 김성태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결국 홍준표 사당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중립후보로 나선 한선교 후보는 역량에 의구심을 갖는 사람이 적지 않다. 누가 더 나은지 보다 누가 덜 나쁜지 선택해야 하는 ‘아주 어려운’ 원내대표 경선인 셈이다.
헌정사상 유례없는 국정농단에 대통령이 탄핵되고, 촛불로 정권이 교체됐다. 그런데 보수정당은 바뀐 게 하나도 없다. 정권교체 직후 보수정당이 살기 위해 스스로 자아비판하던 모습도 없다. 이들이 좌파(진보)에게서 유일하게 배울 점이라던 ‘자기희생’은 개나 줘버린 것 같다. 그 빈자리엔 오직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올인한 정치적 셈법만 판을 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