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북한이 오후 4시 59분 경 평안남도 북창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1발은 북극성-2형 미사일 제원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합참에 따르면 이날 북한의 미사일은 최대 정점고도 560km, 비행 거리 약 500여㎞를 기록했다. 발사 직후인 오후 5시 1분경 해군의 이지스함 레이더와 공군 그린파인 레이더가 이를 탐지해 추적했다.
◇고체 연료 사용 신형 미사일 안정화 단계
북극성-2형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을 지대지 미사일로 개량한 고체 엔진 기반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이다. 사거리는 2000~3000km 로 추정된다. 미국의 괌 기지를 타격하기 위한 무기로 보인다.
북극성 계열 미사일은 김정은 시대에 개발이 본격화 된 것으로 아버지 김정일 정권 당시 미사일과 차이를 보인다. 기존 스커드·노동·무수단 미사일은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 엔진을 장착한다. 하지만 북극성 계열 미사일은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엔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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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비교적 복잡한 구조로 돼 있으며 산화제로 독성이 강한 질산을 쓰기 때문에 취급이 어렵다. 이 때문에 미사일 발사를 준비할 때 액체 추진제를 따로 보관해야 하며 발사 전 추진제 충전시 장시간이 소요된다. 최소 연료 주입 시간이 30분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연료 주입 후 일주일 이내에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으면 엔진이 부식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는 반대로 고체 연료 미사일은 비교적 간단한 구조로 돼 있으며 취급이 액체 연료 미사일 보다 용이하다. 연료 주입 시간도 짧을 뿐 아니라 연료 충전 상태로 오랜 기간 보관할 수 있다. 이동식 발사대에 실어 언제 어디서든 위성 등을 피해 은밀히 발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콜드런치’ 기술로 은밀성 강화
이와 함께 SLBM인 북극성 뿐 아니라 이번 북극성-2형 역시 원통형 발사관에 탑재돼 있다. ‘콜드런치’(cold launch) 기술을 적용한 미사일이라는 의미다.
콜드런치는 발사관에 내장된 가스 발생기를 사용해 미사일을 일정 높이 이상으로 쏘아올린 후 공중에서 추진기관을 점화해 비행시키는 방식이다. 미사일이 발사관 내에서 점화된 후 발사되는 ‘핫 런치’(hot launch) 방식에 비해 발사체의 손상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정 고도 이상 올라가 점화되기 때문에 발사 위치의 은폐에도 유리하다. 발사 시 화염으로부터 지상발사대를 보호할 수 있어 공간을 덜 차지한다.
콜드런치 기술은 보통 수중에서 발사돼 수면 위에서 점화되는 SLBM에 적용되지만, 김정은 은밀성을 위해 최근 개발하고 있는 지대지 미사일에도 콜드론치 기술을 적용했다.
북극성-2형의 또 하나의 특징은 또 궤도형 차량에 탑재된다는 것이다. 기존 이동형 발사차량은 바퀴가 달린 차륜형이었다. 차륜형은 평지나 도로 등을 신속하게 이동하는데 유리하지만 산악지형 등의 험지를 가는데는 제한적이다.
반면 궤도형은 야지 기동에 유리하다. 이 때문에 굴다리나 산 속에서 미사일 발사를 준비할 경우 위성에 노출될 위험성이 적어진다. 또 궤도형이 차륜형 보다 탑재 중량도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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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김정은은 고체연료 기반 미사일 뿐 아니라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 미사일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4일 발사한 사거리 4500∼5000km급의 ‘화성-12’가 대표적이다.
김정은은 북극성-2형과 화성-12에 사용된 엔진을 여러 개 묶는 ‘클러스터링’을 통해 추진력을 높이는 작업을 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위한 것이다. 미 본토를 직접 타격하기 위해서는 1만㎞ 이상을 날아가야 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클러스터링을 위해서는 기본이 되는 엔진의 신뢰성이 중요하다. 북극성-2형의 신뢰성과 안정성은 실전배치를 넘어 ICBM으로 가는 길”이라면서 “북극성-2형과 화성-12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추가 발사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