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구글은 중국 인권 운동가들 메일이 해킹당했다면서 중국 정부와 검열에 대해 논의를 하고 결과에 따라 중국을 떠날 수 있다고 중국에 으름장을 놓았다.
하지만 중국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구글은 중국과 협의를 한다고 했지만, 중국 당국은 내내 협상 자체를 벌인 적이 없다면서 구글은 중국법을 따르라는 말만 반복했다.
중국의 완강한 태도에 구글은 마침내 중국 철수라는 최후의 조치를 내렸다.
◇ 우회 철수·나머지 사업 그대로…떠난거 맞아?
예고대로 구글이 중국 사이트를 폐쇄하긴 했지만 다소 싱거운 감이 있다. 말 그대로 중국 사이트를 폐쇄하긴 했지만, 홍콩사이트로 연결돼 여전히 중국 내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밀히 말하면 `우회적인 철수`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구글 홍콩 사이트를 차단할 가능성도 있어 임시적인 방편에 불과할 수도 있다.
또 중국 내 다른 사업들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점도 구글의 엉거주춤한 태도를 보여주는 일면이다. 구글은 연구개발(R&D) 센터와 광고사업 부문을 중국에 존속시키기로 했다.
◇ 버리기는 아까운 중국시장
구글이 이처럼 애매하게 한쪽 발을 담그는 이유는 인터넷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그대로 버리기는 아깝기 때문이다.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 수는 현재 4억 명인데다 성장 속도 또한 매우 빠른 상황이다.
구글은 중국 검색 사이트인 바이두보다 크게 뒤지고 있지만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는 지적이다. 바이두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63%지만 구글은 33%에 불과하다.
하지만 구글폰 도입 등으로 검색을 포함한 구글 애플리케이션 사용 증가 가능성의 기회마저 놓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을 떠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구글의 실적에 영향을 주지는 못하겠지만, 중국의 잠재적인 성장성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구글의 이번 판단이 다소 어리석었다는 일부 비난을 무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구글이 불필요하게 중국을 자극해 중국 내 다른 사업 부문들의 운영까지 어렵게 만들었다면서 사업적으로 멍청한 판단이었다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