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장기업 파산신청, 올해 크게 늘어난다

조용만 기자I 2006.02.02 11:30:48
[이데일리 조용만기자] 지난해 8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던 미국 상장기업들의 파산신청이 올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03년과 2004년 기업들이 대규모로 발행한 투자부격적 채권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파산보호에 의존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어낭 것이라는 전망이다.

뱅크럽시 데이타 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파산보호를 신청한 상장 기업은 델타항공과 노스웨스트, 레프코, 윈딕시 등 86개. 전년 92개 보다 소폭 줄어든 것으로 4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올해는 이같은 추세가 바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뱅크럽시 데이타의 리서치 담당 부사장인 케리 마스트로이안니는 "2001년이나 2002년 수준에는 못 미치겠지만 올해 150개 가량의 기업이 파산신청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2001년 파산보호를 신청한 기업은 263개 였고, 2002년에는 220개에 달했다.

파산보호 신청이 늘어날 것으로 보는 주된 이유는 기업의 부채상환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 톰슨 파이낸셜 자료에 따르면 상장기업의 투자부적격 채권(정크본드) 발행규모는 2003년 1350억달러, 2004년에는 1410억달러로 집계됐다.

정크본드는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이 발행한 투자부적격 채권으로, 부도 리스크가 큰 대신 높은 수익률을 적용함으로써 기업의 상환부담은 커지게 된다.

애널리스트들은 통상 정크본드를 발행한 기업들의 부도율이 채권발행후 2~4년 사이에 정점을 맞게 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2001년과 2002년 파산보호 신청기업이 크게 늘어난 데도 1998년 1400억달러가량 발행된 정크본드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지난 2003~2004년 발행분의 부담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파산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규모 발행에 따른 부담외에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리스크도 가세하고 있다.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현재 1.9%에 불과한 세계 정크본드 부도율이 연말에는 3.3%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07년에는 역사적 평균인 5%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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