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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파업’ 여파에 국립대병원 재정 경고등…상반기 차입금 1.4조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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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원 기자I 2025.12.07 18:53:04

전공의 이탈 여파 속 차입금 6.6% 증가
10곳 올해 상반기 순손실 3472억원 기록
서울대병원 적자 1356억…현금 급감
지방 거점병원 인력비용 부담 확대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전국 국립대병원 10곳이 상반기에만 1조 4683억원의 차입금을 쌓는 등 재정 경고등이 켜졌다. 전공의 이탈과 필수의료 인력난이 겹치자 병원들이 자체 재원으로 버티지 못하고 다시 빚을 늘리는 흐름이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21~2025년 상반기 국립대병원 16곳 재무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누적 차입금은 1조 4683억원으로, 지난해 1조 3767억원 대비 6.6% 증가했다.

차입금은 2021년 1조 4354억원에서 2023년 1조 3537억원까지 소폭 감소했으나, 지난해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 이후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병원별로는 충남대병원이 3274억원으로 가장 큰 차입 규모를 기록했다. 이어 경상국립대병원 2947억원, 경북대병원 1665억원, 서울대병원 1504억원, 부산대병원 1258억원 등이다. 특히 강원대병원은 2021년 35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125억원으로 3배 넘게 늘었다.

국립대병원 10곳은 올해 상반기 순손실 347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적자 5640억원에 이어 2년 연속 대규모 손실이 이어지는 것이다.

병원별로 서울대병원 1356억원, 충남대병원 364억원, 경상국립대병원 336억원, 경북대병원 270억원, 부산대병원 179억원, 전북대병원 155억원, 강원대병원 135억원, 전남대병원 34억원, 충북대병원 29억원 순이었다. 제주대병원만 2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현금 보유액도 줄었다. 주요 국립대병원의 현금은 2021년 6826억원에서 2023년 5307억원으로 감소한 뒤 지난해 6475억원으로 회복했으나, 올해 상반기 4469억원으로 다시 줄었다. 서울대병원은 같은 기간 1078억원에서 351억원으로 급감했고 경상국립대병원도 238억원에서 164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충북대병원은 326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의료수익(의료외수익 포함)은 3조 9947억원이었으나 인건비, 운영비, 관리비 부담으로 전 병원이 순손실을 기록했다. 서울대병원은 2021년 2876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1089억원 적자로 전환됐고 올해 상반기에는 1356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확대됐다. 경북대병원도 2021년 219억원 흑자였지만 지난해 546억원 적자가 발생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270억원 적자가 이어졌다. 부산대병원, 충남대병원, 전북대병원 등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지방 국립대병원들은 인력난에 따른 대체인력 투입 비용 증가, 필수의료 분야 전공의 충원율 하락, 응급·분만·외상 유지 비용 부담 등으로 적자가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정병원·지역책임의료기관 운영 확대 등 공공의료 강화 정책이 병원 수익 구조와 충돌하면서 재정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지역병원에서는 상반기 특정 진료과 수입이 전년 대비 20~30% 줄어든 사례도 확인됐다.

김윤 의원은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공약을 실현하려면 인력·재정 확충 로드맵이 필요하다”며 “국립대병원이 보건의료체계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지원과 투자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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