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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쿠폰 효과 끝나면 유커가 이을까…하반기 유통업 반등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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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I 2025.10.17 06:02:29

3분기 편의점 쿠폰 효과 방긋, 백화점·마트 선방 예상
하반기 유커 무비자 입국 재개…외국인 소비 증가 조짐
편의점, 간편결제·외국인 상품 확대하며 로컬 채널 부상
전문가 “지정학 리스크 여전…소비심리 안정 관건”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3분기 유통업계의 실적 판도는 정부의 ‘소비쿠폰’이 가를 것으로 보인다. 사용처로 지정된 편의점은 소비 진작 효과로 매출이 크게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쿠폰 수혜에서 제외되며 성장 폭이 다소 제한될 전망이다. 다만 하반기에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 무비자 입국 허용에 따른 유통업 전반의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의 한 GS25 신선특화매장에서 한 고객(왼쪽)이 제품을 고르고, 직원이 신선식품 진열 작업을 하고 있다. 이 매장은 과일·채소·정육 등 구색을 갖춘 ‘신선강화매장’이다. (사진=한전진 기자)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GS리테일(007070)(GS25)은 3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9% 증가한 3조 1441억원, 영업이익은 15.5% 늘어난 93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BGF리테일(282330)(CU)도 매출이 4.9% 증가한 2조 4391억원, 영업이익이 6.5% 증가한 971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본격화된 9~10월, 사용처로 지정된 편의점에서 소비가 집중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백화점·마트는 쿠폰 수혜에서 제외됐지만 할인 공세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롯데쇼핑(023530)(백화점·마트)은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0.1% 증가한 3조 5728억원, 영업이익은 0.6% 늘어난 1560억원으로 전망된다. 신세계(백화점)는 매출이 5.9% 증가한 1조 6303억원, 영업이익이 12.6% 늘어난 1047억원으로 관측된다. 현대백화점(069960)은 매출이 0.1%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이 23.8% 늘어난 800억원으로 면세사업 효율화 효과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139480)는 매출이 0.3% 증가한 7조 5274억원, 영업이익이 53% 늘어난 1709억원으로 매장 효율화와 트레이더스 매출 호조에 따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체감 온도는 여전히 다르다. 대형마트는 경기 둔화에 더해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제외된 영향까지 겹치며, 행사 효과를 제외한 실질 매출은 감소했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백화점 역시 명품 수요 둔화와 내수 위축 여파로 성장세가 제한적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8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서도 백화점과 편의점은 점포당 매출이 각각 6.5%, 2.7% 증가했지만 대형마트는 14.6% 줄었다. 할인 공세에도 소비 회복은 제한적이어서, 시장의 하락세를 완전히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시장에서는 이제 소비쿠폰 호재의 뒤를 잇는 유커 소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시작되면서 외국인 수요가 면세점에서 내수 채널까지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단체 중심의 ‘보따리 쇼핑’보다 ‘로컬 소비’가 늘면서 관광객의 소비 루트가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편의점은 유커가 한국 로컬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하며 새로운 쇼핑 경로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GS25·CU 등은 알리페이·위챗페이 등 간편결제 비중을 늘리고, 외국인 전용 상품 안내를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유커 소비가 3분기의 소비쿠폰 효과를 이어받는다면 하반기 유통 실적 회복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물론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미·중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달 말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결과에 따라 양국 간 교역 환경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긴장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단체관광 규모가 다시 제약될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하반기 유통 회복의 흐름은 지정학적 변수의 방향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4분기는 3분기보다 개선세를 보일 가능성은 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만큼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며 “소비쿠폰은 단기적 현금 살포 성격으로 장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결국 유커 소비가 이를 이어받아 내수 확장으로 연결돼야 하고, 소비심리가 안정돼야 내년으로 이어지는 회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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