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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교수의 논문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밝히신 언어생활에서 이색적인 요소를 쓸어버릴 데 대한 사상의 정당성”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모든 사회 성원들은 한마디의 말을 하고 한 편의 글을 써도 이색적인 요소를 철저히 배격하고 평양문화어를 기준으로 하여 말을 하고 글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양문화어는 주체성과 민족성이 철저히 구현된 우리 민족의 고귀한 사상정신적 재부”라며 “우리의 고유한 예의범절에 저촉되는 비문화적이고 이색적인 언어표현은 말하는 사람의 품격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고상하고 문명한 언어생활 기풍을 확립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언어 순결성 문제는 사상과 체제를 보호하는 핵심 요소라며 “언어의 민족성을 지키고 순결성을 고수해나가는 사업인 동시에 우리의 사상과 문화, 우리의 제도를 지키는 사업과 직결된다”고 부연했다.
김 부교수가 언급한 ‘이색적인 언어표현’은 남한식 표현을 지칭하는 것으로, 북한 2023년 남한식 표현을 범죄로 간주하는 ‘평양문화어보호법’을 제정한 바 있다.
해당 법 제2절에는 남한 드라마상에서 이성을 향해 ‘오빠’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 등이 금지 대상으로 적시돼 있는데, 북한은 이같은 표현에 대해 ‘괴뢰말 찌꺼기’로 규정하고 억양이 ‘비굴하고 간드러지며 역스럽게 말꼬리를 길게 끌어서 올리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 내부에서 남한식 언어 사용 등을 통제하는 것은 최근 북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외부 콘텐츠의 영향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일상에 스며드는 언어 등이 체제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인식해 이같은 통제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실제 북한이탈주민들은 지난 6월 유엔인권사무소 서울사무소를 통해 연 ‘피해자 및 증인이 바라보는 지난 10년간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 인권 상황’ 행사에서 북한의 남한 문화 차단 심화에 대해 증언했다.
2023년 5월 일가족과 함께 어선을 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탈북한 김일혁 씨는 “제가 알고 지내던 22세 남자애는 남한 드라마 3편과 K팝 노래 70여곡을 유포했다는 죄로 공개총살을 당했다”며 “석 달에 두 번꼴로 공개 총살이 있었으며 한 번에 12명씩 처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한 여성 탈묵민민은 “2015년부터 휴대전화를 검열을 본격화했는데, 나이 많은 이성을 ‘오빠’라고 저장하거나 이름 뒤에 하트(♥) 이모티콘을 붙이는 것도 금지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증언을 뒷받침하듯 영국 BBC 방송이 지난 6월 입수한 북한제 스마트폰에선 ‘오빠’라는 글자를 입력하니 자동으로 ‘동지’로 바뀌었다. 이어 ‘경고! 친형제나 친척 간인 경우에만 쓸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떴고, ‘남한’을 입력하자 ‘괴뢰지역’이라는 글자로 변경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