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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급인 방철미도 준결승까지 진출했으나 창위안(중국)에게 판정패하며 동메달을 얻었다. 만약 준결승전에서 두 선수가 나란히 승리했다면 결승에서 금메달을 두고 만날 뻔 했다.
임애지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선수촌 웨이트장에서 방철미 선수를 만났다고 언급했다. 그는 임애지에게 “파이팅하라”고 응원을 전했다고 한다. 임애지는 “그래서 나도 같이 힘내라고 했다. 결승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둘 다 져버렸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최근 북한 선수단이 한국 선수단 등과 인사도 하지 않고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 등 접촉을 피하는 모습을 고려했을 때 이같은 점은 다소 이례적으로 비춰진다.
여기에는 두 사람의 인연이 작용한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임애지와 방철미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싱 54㎏급 16강전에서 맞붙은 바 있다. 당시 방철미가 임애지를 꺾고 결승에 진출해 금메달을 땄다.
이에 대해 임애지는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만났을 때 방철미는 체중을 늘리고, 나는 체급을 내린 상황이었다. 같은 체급 선수끼리는 대화를 잘 나누지 않는데, 원래는 다른 체급이다 보니 조금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끝나고 나한테 ‘수고했다. 많이 늘었더라’라고 하더라. 그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며 “속으로는 ‘내가 졌는데 늘었다니’라고 생각했던 게 기억난다”고 언급했다.
임애지는 “이번 대회 내 슬로건은 ‘파리 하늘에 태극기’였다. 방철미 선수가 먼저 치른 준결승에서 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조건 나는 이겨서 시상대 더 높은 곳에 올라가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도 준결승에서 져서) 시상대에서 나란히 있지 않았으면 제발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이기고 싶었는데 내가 원하는 그림이 안 나왔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두 사람은 이로써 7일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릴 여자 54㎏급 결승전이 끝난 뒤 3위 단상에 나란히 오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