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영국 2대 석유회사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이 아부다비 최대 유전을 보유한 국영회사 지분 10%를 사들인다고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저유가 탓에 몇년간 움츠러들었던 석유업계 투자가 최근의 유가 반등과 함께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석유수출기구(OPEC)의 산유량 감산 합의에 대해 산유국들이 감산 이행 의지들을 재확인하면서 국제 유가는 오름세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2% 오른 배럴당 51.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BP는 아부다비 최대 유전의 개발 및 생산 등을 담당하는 `아부다비 컴퍼니`(DCO) 지분 10%를 약 22억달러(약 2조6114억달러)에 사들인다. 아부다비 컴퍼니는 보유 유전에서 향후 40년간 총 20억~30억배럴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BP는 하루 16만5000배럴을 공급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밥 두들리 BP 최고경영자(CEO)는 “아부다비 계약으로 BP는 중요하고 경쟁력있는 석유 리소스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BP는 ADCO 지분을 인수한 두번째 서방 석유 메이저다. 작년 프랑스 석유기업 토탈이 ADCO 지분 10%를 취득했다. 일본 에너지배발회사 인펙스도 지분 5%를 사들였다.
아부다비 정부는 앞서 외국 석유회사들과 맺었던 장기 계약이 만료되고 난후 2014년부터 BP와 토탈, 로열더치셸 등과 접촉하는 등 육상 유전 개발을 위해 해외 투자자들을 모색해왔다. 그러나 최근 2년동안 저유가가 이어지면서 해외 투자자 유치에 애를 먹었다.
그러나 최근 OPEC 회원국들과 비회원국들의 산유량 감산 합의 이행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대를 회복하면서 석유업계의 투자 확대에 대한 자신감이 회복되고 있다는 평가다. BP는 2010년 이후 멕시코만 기름유출사고 배상금 등을 갚기 위해 400억달러치의 자산을 매각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왔었다. 그러다 최근 다시 투자 기지개를 펴는 등 포트폴리오를 성장 중심으로 재조정하고 있다.
BP는 지난달 90억달러에 달하는 멕시코 연안 ` 매드 도그` 유전 개발 프로젝트 참여에 대해 청신호를 켰으며 이짐트 `로르` 가스유전에 대해 이탈리아 에니로 부터 3억7500만달러에 지분 10%를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