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아베노믹스(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총리의 경기부양책)를 타고 사상 최대실적을 낸 일본 기업들이 주주환원에 나섰다. 엔화 약세와 기업지배구조 개선 분위기에 맞춰 2016회계연도 중간배당(2015년4~9월)은 역대 최고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월 결산 기업 가운데 배당이 가능한 2188개 상장사의 중간 배당이 3조7000억엔(37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 보도했다. 특히 수익성을 높인 제조업이 배당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다.
먼저 CX-5 등으로 유명한 자동차 업체 마쯔다는 2008년 4~9월 이후 7년 만에 중간배당을 실시키로 했다. 최근 미국 등지에서 다목적 스포츠 차량(SUV)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며 재무구조가 개선됐다. 누적치로 보면 여전히 손실 상태지만 배당을 부활시켜 주주들에게 지지를 보상하겠다는 의도다.
지난해 중간배당을 하지 않았던 소니 역시 주당 10엔의 중간 배당을 실시한다. 소니는 지난해 실적 악화로 체면을 구기며 1958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무배당을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기업 구조개혁에 성공하고 스마트폰 이미지센서에서 성장세를 보이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또 전력변환제품을 생산하는 메이덴샤 역시 18년 만에 중간배당을 실시한다.
이 밖에도 마쓰이 증권이 중간배당을 지난해보다 5엔 늘린 주당 25엔으로, 파나소닉은 지난해보다 2엔 늘린 주당 10엔으로 배당을 확대했다.
오릭스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주당 22엔의 중간 배당을 결정했다. 오릭스 측은 실적도 탄탄하지만 특히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를 활용하는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배당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주들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기업 환원 정책이 분명한 상장사를 선택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 논쟁 등이 등장하며 닛케이225지수가 1만8000선까지 내려왔다. 중간 배당을 통해 배당락(이달 25일)까지 주주들을 붙잡겠다는 속내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일본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17% 수준. 산술적으로 계산했을 때 중간배당금 중 약 6500억엔이 일본 개인의 호주머니로 돌아간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 같은 배당 확대로 소비 부양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