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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산업도시의 인공미를 강렬한 색감으로 표현하는 그의 작품들은 가득 채움으로써 텅빈 공간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이채롭다. 서울대 미대 졸업 후 영국 런던의 골드스미스 대학으로 유학을 떠났던 작가는 그곳에서 세계 주요 갤러리들을 일상으로 대면했다.
천장이 높기로 유명한 런던의 테이트모던 갤러리와 굽이치는 곡선미가 아름다운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이 특히 그를 사로잡아 이번 그림들의 주인공이 됐다.
화면 위를 흘러내리는 원색의 에나멜 도료와 좌우고저로 종횡하는 시점은 산업도시의 풍경답게 가벼운 현기증을 유발한다. 특히 밑에서 올려다본 빌딩과 위에서 내려다 본 지층, 소실점을 향해 밀고 들어가는 도로 등이 한데 뒤섞인 다층시점은 빈틈 없이 가득 메워진 캔버스에 커다란 텅빈 공간을 만들며 기하학적 묘미를 창출해낸다.
작품마다에 작가를 닮은 도회적이고 세련된 감수성이 깊이 스며있다. 전시는 1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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