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내년 초 상장할 듯 ..닷컴주 "시험대"

황현이 기자I 2003.10.24 11:28:21

FT, "온라인 주식공모 택할 전망"

[edaily 황현이기자] "상장기업들이 겪는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며 주변의 끈질긴 상장 권유를 외면해 온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의 기업공개(IPO)가 임박하면서 월가가 술렁이고 있다. 최근 조지 레이에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위시한 이 회사의 경영진들이 투자은행 관계자들과 잇딴 접촉을 가지며 상장 계획을 흘리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는 것. 이와 관련해 한 소식통은 구체적인 상장 시점으로 내년 3월께를 거론하기도 했다. 구글의 IPO 여부는 올 들어 월가 및 실리콘밸리의 최대 관심사였다. 구글이 주식 공모에 나설 경우 경기침체 여파를 혹독히 치르고 있는 IPO 시장을 수렁에서 건져내고 특히 기술주 영역에 회생의 불꽃을 지필 것이라는 공감대가 조성됐다. 구글의 IPO에 이 같은 관심과 기대가 모이고 있는 것은 지난 9월로 창립 다섯 돌을 맞은 이 회사가 현재 인터넷 검색엔진의 대명사로 인지되고 있을 만큼 네임밸류가 높은 데다 닷컴 기업으로서는 드물게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0년대말 앞다퉈 상장에 나섰던 닷컴주들이 버블 붕괴에 휩쓸려 사라지는 동안 구글은 내실과 외형을 동시에 다지면서 연간 매출액을 5억달러 수준으로 늘렸다. 이 가운데 순익이 1억5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등 성장력과 이익력 면에서 공히 우수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상한가를 치고 있는 구글의 IPO가 현재 알려진 대로 내년 초 실현될 경우 이를 통해 조성될 자금이 150억달러 이상, 다시 말해 전례없는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IPO 주간사로 선정되기 위한 투자은행들의 물밑 작업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낌새다. 그러나 23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에 따르면 구글이 IPO에 있어서도 벤처기업다운 독자적인 행보를 걸으며 월가를 "물 먹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구글이 IPO와 관련해 투자은행 관계자들과 면담을 가지는 한편으로는 이들을 배제하고 온라인 상에서 개별 투자자들의 청약을 받는 전자 경매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이에 대해 "닷컴 버블 이후 월가를 집어삼킨 금융 스캔들의 재발을 막고 주간사인 투자은행에 지불해야 할 대금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 이라고 말했다. 구글 측근들은 현재 주간사들이 닷컴주 공모가를 의도적으로 낮게 책정해 몇몇 특정 고객들에게 불공정 이득을제공하고 있다는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구글이 정말로 이 같은 온라인 IPO를 단행할 경우 그간 애타게 기다려 온 "빅 게임"으로부터 소외당할 처지에 놓인 월가에서는 버블 재현 경고를 내놓고 있다. 주간사의 조정 작업이 없이는 투자자들이 공모가를 비현실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부풀려 놓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심지어는 구글의 시가총액이 1000억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의 세계적인 닷컴주 회복 추세에 구글이 탄탄한 펀더멘털과 벤처 특유의 모험정신을 겸비하고 있다는 모범적인 실례로서 가담하게 될 지, 혹은 첫 등장부터 요란한 거품을 일으키며 제2차 닷컴 재앙의 초석을 놓게 될 지 주목된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