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 속 '사폐론·올릭스' 기술수출 모멘텀 빛나[바이오맥짚기]

김지완 기자I 2024.10.23 14:05:04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샤페론이 국내 증시 폭락 속 기술수출 협상 진전 소식에 큰 폭의 상승세를 시현했다. 올릭스는 자사 개발 비만치료제를 놓고 다국적 제약사와 협상이 상당 폭 진전된 것으로 알려지며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툴젠은 특허 분쟁 속 유럽특허 취득 소식을 전하며 상승 마감했다.

22일 KG제로인 엠피닥터(MP DOCTOR·옛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샤페론(378800)은 23.04% 올라 454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루에만 주가가 850원 올랐다. 올릭스(226950)는 직전 거래일보다 7.59%(2200원) 상승한 3만12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툴젠(199800)은 전날보다 4.95%(2700원) 상승해 5만7300원을 기록했다.

샤페론 홈페이지. (갈무리=김지완 기자)


◇무려 14개 다국적 제약사와 기술수출 협상 중

이날 샤페론은 무려 14곳의 다국적 제약사와 기술수출을 논의 중이라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샤페론은 ‘바이오재팬 2024’에서 미국에서 임상 2상이 진행 중인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누겔(NuGel)을 비롯한 주요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을 위해 약 14곳의 제약회사와 파트너십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바이오 재팬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약 1500개 다국적 제약 및 바이오텍 기업이 참여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행사로 꼽는 이유다.

샤페론 관계자는 “누겔은 세계 최초 염증 복합체 억제 기전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라며 “GPCR19 수용체에 작용해 심각한 면역 저하 부작용 없이 염증 복합체가 활성화되는 개시 단계와 증폭 단계를 모두 차단함과 동시에 조절 T 림프구의 수를 증가시켜 적응면역계 T 림프구의 활성도 억제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누겔은 현재 경증에서 중등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에서 임상 2b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샤페론 측은 “올해 백인을 포함한 다인종에서 부작용과 최적용량을 확인하기 위한 파트1 시험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내년부터는 확정된 최적용량 두 가지를 바탕으로 다양한 인종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파트 2에서 확인할 예정”이리고 밝혔다.

◇“톱티어 기업과 심도 깊은 기술수출 논의 중”

올릭스는 비만치료제 기술이전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장중 상승 폭을 키웠다.

올릭스는 현재 자체적으로 발굴한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및 비만치료제 ‘OLX702A’의 호주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릭스 측은 “OLX702A의 기술수출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OLX702A는 인간 유전체 연구를 통해 개발한 파이프라인으로 설치류와 영장류 등 다양한 동물모델에서 지방간과 간섬유화 등에 대한 효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해부터 체중감소 효력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에 집중했고 성과도 확보했다”며 “‘위고비’ 등 이미 허가받은 비만치료제와 달리 식이 섭취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에너지 대사를 증진해 체중을 감량하는 기전”이라고 덧붙였다.

이 치료제는 최근 기술이전 논의가 상당 폭 진전된 것으로 확인됐다.

올릭스 관계자는 “비만치료제의 경우 글로벌 톱티어(최고수준) 기업들과 단순한 기대감을 넘어 깊이 있는 기술이전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니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툴젠, 유전자 가위 원천기술 유럽 특허 취득

툴젠은 유전자 가위의 주요 부분을 전달하는 방법에 대한 유럽 특허 취득 소식을 전하며 상승 마감했다.

툴젠 홈페이지. (갈무리=김지완 기자)


이날 툴젠은 크리스퍼(CRISPR-Cas9) 유전자 가위의 카스9(Cas9)을 단백질 형태로 세포에 도입하는 방법에 대한 첫 번째 유럽 특허가 등록됐다고 밝혔다.

툴젠 관계자는 “유럽특허청이 미국특허청과 마찬가지로 툴젠이 세계 최초로 2012년 10월 CRISPR-Cas9 진핵세포 실험 데이터가 포함된 출원을 했음을 인정한 것”이라며 “선출원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유럽에서 툴젠이 크리스퍼-카스9 진핵세포 응용에 대한 원천특허권자로 결론 날 수 있는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유럽 특허 지형 변화와 이번 유럽특허 등록을 통해 툴젠은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유럽 특허는 크리스퍼-카스9 시스템을 세포 내로 전달할 때 가이드 RNA를 카스9 단백질 대비 과량(분자 개수 기준)으로 사용해 세포 내 유전자 교정 효율을 더욱 높일 수 있는 발명에 대한 것이다.

단백질-핵산 복합체(RNP) 전달 방식은 DNA, mRNA 사용에 따르는 세포 독성을 회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외래 DNA가 유전자에 삽입될 위험이 없다. 특히, 낮은 오프타깃 효과로 뛰어난 안전성까지 확보할 수 있어 치료제 개발은 물론이고 동식물 유전자 교정에 널리 쓰이고 있다. 10여년 전 김진수 교수팀에 의해 밝혀진 이 방법은 지금에 와서는 거의 모든 RNP 전달 방식에서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툴젠은 이번 유럽 특허 등록을 근거로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크리스퍼-카스9 기반 치료제 개발을 위한 협력과 기술수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병화 툴젠 대표는 “툴젠은 이미 다수의 기술이전 계약을 성공적으로 체결한 바 있으며, 이번 특허 등록을 통해 더 많은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대할 계획”이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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