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는 7일 “맥주 성수기이지만 지난 2일부터 시작한 강원공장(강원도 홍천군 소재) 앞에서의 화물연대 불법 농성으로 본사의 피해가 막대하다”며 “8일 오전 8시께부터 본사 제품을 원하는 자영업자·소비자들에게 최소한의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본사 및 공장 직원 250여명이 강원공장 앞 출입로를 확보해 제품 공급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화물연대 소속 일부차주들은 운송비 인상 등을 요구하면서 지난 2일부터 하이트진로의 맥주생산시설인 강원공장 앞 출입로를 막아섰다.
실제로 화물연대 농성 이후 하이트진로는 맥주 제품을 제 때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강원공장은 하이트진로의 맥주제품(생맥주, 병맥주, 캔맥주)를 생산하는 곳으로 하루에 11만~12만 박스를 출고한다. 하지만 화물연대가 진출입로를 막아선 직후인 지난 2~3일에는 단 한 박스의 맥주제품도 출고하지 못했다. 진출입로가 일부 확보된 이후 지난 4일과 5일에는 각각 9만2000박스, 3만1000박스 등을 출고했지만 주말(6~7일)에는 맥주를 전혀 출고하지 못했다. 지난 2~7일 화물연대 영업방해가 없었다면 72만박스의 맥주가 출고돼야 했지만 실제 출고된 맥주는 17.1%인 12만3000만박스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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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특히 생맥주의 경우 제품 공급이 어려워지면 수 년간 영업현장에서 공을 들인 직원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하이트진로의 고민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하이트진로는 화물연대 소속 일부 차주들이 8일까지 업무에 복귀할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화물연대의 시위가 점차 강도를 높이고 있어 ‘강대강’ 대치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화물연대 조합원 5명은 지난 4일 경찰이 강원공장 앞 일부 진출입로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하이트교 아래 홍천강으로 투신했다가 구조되는 극단의 대치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국내 맥주시장 1위 업체인 오비맥주도 노사갈등이 진행 중인 탓에 ‘맥주대란’ 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오비맥주 청주공장은 민주노총, 이천·광주공장은 한국노총 소속으로 각각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해왔다. 이천·광주공장은 사측 협상안에 반발해 지난 1일 이미 파업을 선언했지만, 청주공장이 사측 협상안을 수용하자 이를 보류하고 이번주 파업 여부를 결정하는 찬반 투표를 진행키로 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이견에 따른 노사갈등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무조건적인 영업방해식의 시위는 결국 자영업자와 소비자를 볼모로 잡은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