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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사망, 마지막 모습 보니...노태우 별세 29일만

박지혜 기자I 2021.11.23 10:20:52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 씨가 23일 사망했다. 향년 90세.

전 씨는 이날 오전 8시 40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3개월 전 광주지방법원에 출석한 뒤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전 씨는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가리켜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지난 5월 항소심 시작 후 줄곧 출석하지 않다가 재판부가 불이익을 경고하자 법정에 출석했고, 8월 9일 건강 이상을 호소하며 퇴정한 이후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았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군부의 헬기 사격 사실을 부정하며 목격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전두환 씨가 지난 8월 9일 오후 항소심 재판에 출석한 후 광주지방법원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시 전 씨는 자신이 현재 재판을 받는 사실도 인식하지 못한다는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민정기 전 청와대 공보비서관은 8월 30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전 씨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항소심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전 씨가 7년 전부터 기억력 감퇴를 보였다고 진술했다.

이날 법정에서 민 전 비서관은 2014년 봄 전 씨의 구술을 토대로 회고록을 편집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 씨 변호인이 “2014년 무렵 전 씨가 이미 알츠하이머 증세를 보이고 있었는가”라고 묻자, “자꾸 했던 말을 되풀이했다. 나이 탓일 거라고 생각했다. 깜빡깜빡했지만 중국에도 두 번 가고 활동하는 데 지장이 없었다”고 답했다.

민 전 비서관은 또 전 씨가 최근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면서 “예를 들면 몇십 년 전 배운 바둑 실력은 그대로인데 5분 전 나와 바둑둔 것은 기억하지 못 한다”며 “같은 장소에서 바둑 두며 차도 마셨는데 저더러 ‘혹시 바둑 둘 줄 아니?’라고 물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형사 재판 피고인 신분으로 광주에 갈 때도 차 안에서 수십 번 ‘어디 가느냐’고 물었다고.

민 전 비서관은 “불과 몇 분 전 말씀 드렸을 때 다 알아들었는데 또 ‘광주 가느냐. 이 재판이 뭐냐’고 묻는다. 오래전 기억도 사라지고 있지만 최근 기억은 저장 자체가 안 되는 상태”라고 했다.

그러나 민 전 비서관은 2017년 4월 회고록 출판 당시 전 씨의 기억력 등이 온전하지 않아 회고록 내용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에 대해선 “2005년부터 전 씨 가족과 비서관들이 조금씩 구술 녹취록을 만들어 2014년께 어느 정도 완성된 상태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다만 전 씨는 재판 전인 올해 7월 자택 근처를 꼿꼿한 자세로 산책하는 모습이 한 언론 매체에 목격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사진=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7월 7일 ‘전두환 산책’ 관련 페이스북에 공유한 기사와 글
한편, 전 씨는 지난달 노태우 빈소도 조문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전 씨의 부인 이순자 씨가 지난달 28일 아들 전재국 씨의 손을 잡고 장례식장을 찾아 10분 정도 머물렀다. 29일 차이로 고인이 된 두 사람은 1952년 육사 제11기(정규 육사 1기) 동기로, 1979년 12·12 군사 쿠데타를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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