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포르쉐 911 카레라 4S 타르가 시승기 - 모든 것을 추구한 이기적인 존재

김학수 기자I 2016.08.10 09:36:17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포르쉐 911은 전세계에서 가장 인지도는 물론 실제 인기도 무척 높은 스포츠카다. 이런 인기를 반증하듯 포르쉐는 매 세대의 911이 데뷔할 때마다 수 많은 파생 모델과 특화 모델을 선보인다.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는 컨버터블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컨버터블과 같이 오픈 에어링을 제공하면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모델이 있다. 오늘 우리가 만날 911 카레라 4S 타르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뉴 911 카레라 4S 타르가는 기본 모델이라 할 수 있는 911 카레라와 차체 크기에서 큰 차이가 없다. 4,499mm의 전장과 전장 대비 넓게 펼쳐진 1,852mm의 전폭이 공격적인 프로포션을 완성한다. 전고는 1,291mm로 3mm가량 낮아졌고 2,450mm의 휠 베이스가 더해지며 더욱 역동적인 실루엣을 완성한다.

넓은 개방감, 우아한 실루엣이 더해진 타르가

1960년대 인기를 끌었던 ‘타르가 플로리오’라는 로드 레이스에서 착안된 ‘타르가’는 완벽한 컨버터블이 아닌 루프의 일부만을 개방하는 방식이다. 포르쉐는 이를 상표로 등록하여 고유의 모델명으로 활용하고 있다. 제한적이지만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고, 반대로 일반 컨버터블에 비해 높은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사실 타르가 모델을 인증하는 듯한 고유의 은색 B필러와 루프 라인을 제외하면 차량의 디자인은 여타 다른 911과 큰 차이가 없다. 전면은 낮게 깔린 차체 위에 톡 튀어 나온 듯한 원형의 헤드라이트는 클래식한 포르쉐의 감성을 계승하면서도 감각적인 실루엣의 헤드라이트 적용과 차체 하단에 자리한 얇게 뻗은 방향 지시등의 조합은 포르쉐만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낸다.

측면은 낮은 전고를 한껏 자랑하고 911 고유의 클래식한 실루엣이 돋보인다. C필러가 없는 타르가 고유의 형상 덕분에 유려한 루프라인이 고스란히 살아있고, 유리의 비중이 높아 개방감이 돋보인다. 도톰하게 살이 오른 프론트 펜더와 리어 펜더를 통해 볼륨감 넘치는 실루엣을 완성한다. 낮은 차체 덕에 20인치 휠이 더해지며 완성도 높은 이미지를 선사한다.

후면은 역시 911의 감각이 고스란히 담겼다. 유려하게 흘러내린 차체에 얇게 성형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듀얼 머플러가 스포티한 감성을 뽐낸다. 엔진 후드 위의 그릴이 세로로 성형되고 바로 위에 보조 제동등을 새겨 넣은 덕에 기존 911 카레라와는 확실한 차이를 드러낸다.

포르쉐 고유의 존재감을 담다

뉴 911 카라레 4S 타르가의 실내 공간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911의 실내 공간이다. 평평한 대시보드와 각종 기능이 집중되어 있는 센터페시아가 ‘T’ 형태로 구성된 전통적인 이미지가 고스란히 담겼다. 물론 블랙과 레드 컬러의 투톤 조합이 더욱 역동적인 실내 공간의 이미지를 자아내며 스포츠 드라이빙에 최적화되어 있는 3-스포크 스티어링 휠과 5개의 클러스터를 조합한 계기판은 차량의 정체성을 명확히 설명한다.

하단 스포크 안쪽에 히팅 기능 버튼을 숨긴 센스가 돋보이는 스티어링 휠에는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의 적용으로 탑재된 드라이빙 모드 셀렉터가 자리해 강렬한 드라이빙을 기대하게 만든다. 스티어링 휠 너머에는 RPM을 중심으로 한 다섯 개의 클러스터가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표기하는 계기판이 자리해 드라이빙 시 유용하다.

한편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에는 놀라운 변화가 더해졌다. PCM(포르쉐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가 한글을 완벽하게 지원하기 시작했다. 다만 내비게이션 기능은 명칭 검색은 꽤나 어려운 편이다. 하지만 이런 변화를 통해 포르쉐는 계속해서 상품성을 높여가고 있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포르쉐로 변해가고 있음을 분명 느낄 수 있었다.

붉게 물든 시트는 운전자의 드라이빙 감각을 자극한다. 2,450mm에 불과한 휠 베이스는 오로지 드라이빙을 위한 공간에 투자됐다. 2+2시터인 만큼 뒷좌석도 존재하지만 아무래도 ‘존재’ 이상의 의미는 크지 않다. 어쨌든 1열 시트는 최적의 드라이빙 포지션을 만들어내고 우수한 착좌감을 제공한다.

한편 대시보드 중앙 상단에 위치한 시계와 조수석 대시보드 패널 안쪽에 숨겨져 있는 간이 컵홀더, 그리고 스포티한 감각과 실내 공간과 통일된 디자인 요소를 적용한 도어 패널은 차량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일조하며 메탈 재질로 만들어진 오르간 타입의 페달은 이 차량이 어떤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

더욱 강력한 6기통 박서엔진

포르쉐는 스바루와 함께 전세계에서 수평대향 엔진을 가장 잘 만들고, 현역으로 사용하는 브랜드다. 뉴 911 카레라 4S 타르가에 적용된 6기통 3.0L 트윈터보 엔진은 370마력급 기본 모델보다 약 50마력이 높은 420마력에 이른다. 토크 역시 51.0kg.m에 이르는 만큼 더욱 강력한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과시한다.

7단 PDK(포르쉐 듀얼 클러치) 변속기와 조합되어 네 바퀴에 기민하게 출력을 조율, 전달하는 뉴 911 카레라 4S 타르가는 단 4.0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으며(스포츠 크로노 패키지) 최고 속도는 301km/h에 이른다. 공인 연비는 복합 연비 기준 9.1km/L(도심 8.1km/L 고속 10.6km/L)이다.

타르가 톱의 이중적 매력에 빠지다

뉴 911 카레라 4S 타르가의 도어를 열면 블랙과 레드 컬러의 강렬한 투톤 조합이 눈길을 끈다. 낮은 차체 덕에 몸을 한껏 숙여 시트에 앉아 도어를 닫는 순간 눈에 들어오는 보스 오디오 엠블럼이 눈에 들어온다. 시트에 몸을 맡기면 우수한 착좌감이 느껴지는데 개인적으로 시트의 높이가 조금 더 낮았으면 하는 느낌이 들었다.

스티어링 휠 왼쪽에 키를 꽂고 돌려 시동을 걸면 우렁찬 사운드가 전해진다. 동급 스포츠카 혹은 고성능 모델들과 비교한다면 420마력, 51.0kg.m의 토크는 그리 강렬하게 느껴지는 수치는 아니다. 이러한 출력만으로 포르쉐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엔진의 기민한 반응은 물론 탁월한 변속기 그리고 최적의 설계로 수치 이상의 움직임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포르쉐다.

뉴 911 카레라 4S 타르가는 이러한 기대를 완벽하게 충족한다.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트윈터보가 만들어내는 강력한 토크를 한 치의 손실도 없이 기민하게 네 바퀴로 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넉넉한 출력을 한 톨도 남김 없이 토해내는 그 순간의 짜릿함 그리고 등 뒤에서 울려 퍼지는 사운드는 운전자를 포르쉐에 심취하게 만든다.

7단 PDK는 매끄럽고 기민하게 변속을 하는데 변속 상황에서 기대 이상으로 부드럽게 느껴져 일상 도심 주행에서도 함께 할 수 있다는 신뢰감이 생긴다. 물론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엑셀레이터 페달 조작에 따른 엔진의 반응과 차체의 움직임, 반응 등이 무척 날카로워지며 운전자에게 긴장하라고 경고한다.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가 더해진 차량인 만큼 ‘스포츠 리스폰스’ 기능도 빼놓을 수 없다. 단 20초라는 시간에 한정되지만 빠른 엔진 리스폰스와 변속 반응 등 더욱 날카롭고 폭발적인 드라이빙을 느낄 수 있는 트릭이다. 완성도 높은 기본기와 함께 추가적인 트릭들이 더해지며 뉴 911 카레라 4S 타르가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미드십 후륜 구동 방식의 911은 사실 과장될 정도로 솔직한 움직임이 매력이라 할 수 있지만 카레라 4S 타르가는 다르다. 네 바퀴가 효과적으로 조율되는 만큼 가속 상황에서 더욱 안정적인 움직임을 자아낸다. 기본적으로 오버 스티어의 감각이 느껴지긴 하지만 차체의 움직임이 크게 흔들리지 않기 때문에 운전자가 더욱 힘차게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을 수 있도록 한다.

게다가 더욱 만족스러운 것은 쿠페 모델과 다를 것이 없는 뛰어난 강성이다. 루프 부분만 개방된 차량인 만큼 차체의 강성이 무척이나 뛰어난 것이 타르가 톱 모델의 특징인데 뉴 911 카레라 4S 타르가 역시 이러한 특성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강인한 차체와 사륜구동 시스템이 조합되어 노면을 단단하게 움켜쥐고 코너의 안쪽을 파고드는 그 모습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한편 타르가 톱이라고는 하지만 오픈 에어링의 즐거움도 상당하다. 개방감이 부족할까 싶었지만등 뒤에서 울려 퍼지는 배기사운드를 즐기는 것은 물론 따듯한 햇살을 즐기기에도 충분한 수준이다. 루프의 일부만 개폐되는 만큼 작동 속도도 무척 빠르고 소프트 톱이 닫혀 있을 때에도 깔끔한 실루엣이 돋보인다.

좋은 점

우수한 강성과 사륜구동 시스템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완성도 높은 드라이빙을 제공한다.

안좋은 점

센스는 돋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히팅 스티어링 휠 활성화 버튼

컨버터블의 즐거움과 드라이빙의 완성도를 놓치지 않는 존재

타르가 모델은 분명 컨버터블 모델 보다 다소 부족한 개방감을 가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컨버터블이 가지지 못하는 우수한 강성과 간결한 구조는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여기에 강력한 420마력의 엔진과 출력을 능숙하게 조율하는 사륜구동 시스템 그리고 포르쉐라는 풍부한 경험이 더해지며 모든 것을 완벽에 가깝게 구현해냈다. 뉴 911 카레라 4S 타르가는 바로 그런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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