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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친화책이 불러온 블루칩 장세…뗠고있는 중소형주

임성영 기자I 2015.11.01 13:30:00

국내 대기업 중심으로 자사주 매입·배당 강화…세제 영향
대형주로 이목 쏠리면서 중·소형주 매력도 떨어질 가능성 커져

[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대기업이 자사주 매입과 배당 등 주주 친화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올 상반기 소외당한 ‘블루칩’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중·소형주에 대한 열기는 다소 식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0월 한달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 삼성화재(000810) 삼성증권(016360) 네이버(035420) 한화생명(088350) 등이 잇달아 자사주 매입 계획을 내놨다. 신한금융투자는 코스피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지난 8월 이후 3개월 연속 월 6000억원을 웃돌았다고 집계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11조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1차로 내년 1월 말까지 4조 18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인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3년간 잉여현금흐름의 30~50%를 자사주 매입과 배당에 사용할 계획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가 세계 각국의 증시보다 저평가 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주주 친화정책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을 꼽았다. 최근 국내 대기업은 적극적으로 자사주 매입과 배당 등 주주 친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과 정부의 기업소득환류세제 시행 등이 영향을 준 덕분이다. 정부는 가계 소득을 늘리기 위해 2017년까지 3년간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시행한다.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기업소득의 80% 중 배당과 투자, 임금상승분 등을 제외한 금액에 10%의 세율을 부과하는 세금이다. 자사주를 취득해 1개월 내 소각하면 배당으로 인정해준다.

김영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다수 기업이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을 동시에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자사주 매입 증가 추세가 2017년까지 지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에서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하는 흐름이 강해지면 투자자의 이목은 자연스럽게 유보 현금이 많고 주가 변동성이 낮은 대형주로 관심이 쏠릴 가능성이 크다. 중·소형주는 올 상반기 주가 상승으로 시가배당률이 낮을 수밖에 없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배당보다 설비 투자와 기술 개발에 많은 자금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연우 한양증권 연구원은 “과거 통계를 보면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하는 시기에 코스닥 개별주나 테마주는 지지부진한 경우가 많았다”며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탄력을 잃을 때까지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도 “삼성전자가 주주 친화정책에 인색했던 이유는 투자를 많이 했기 때문”이라며 “배당을 늘리면 투자여력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협력사에 대한 투자 판단이 보수적으로 바뀔 여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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