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던` 삼성-소니 밀월 복원?

김상욱 기자I 2009.06.04 11:27:40

2004년이후 소니회장 합작사 행사 첫 참석
`협력과 경쟁` 삼성-소니 균열조짐, 봉합 `의미`

[이데일리 김상욱기자] `협력자이자 경쟁자` 관계인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의 밀월관계가 다시 굳건해지는 것일까? 최근 하워드 스트링거 소니 회장의 한국 방문이 새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워드 스트링거 소니 회장은 지난 2일 삼성전자와 합작으로 설립한 S-LCD의 두번째 8세대 LCD생산라인 양산 출하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장원기 LCD사업담당 사장 겸 S-LCD 대표외에 전임 LCD총괄 사장인 이상완 삼성전자기술원장 등이 함께 했다.

특히 삼성의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역시 자리를 함께 했다. 참석자들의 면면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로선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에게 최대의 예우를 한 셈이다. 양사 경영진은 출하식 이후 서울로 자리를 옮겨 만찬을 함께 하기도 했다.

◇S-LCD 8세대 출하식 `그 이상의 의미`

주목할만한 부분은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의 방한. 양사가 합작으로 설립한 S-LCD가 새로운 생산라인을 가동하는 행사인 만큼 주요 경영진이 참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 스트링거 소니회장(사진 왼쪽),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번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오른쪽 두번째) 등이 2일 S-LCD 8세대 기념식에 참석한 모습.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005930)와 소니와의 관계를 둘러싼 상황들을 감안할 경우 단순히 회장이 기념식에 참석한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소니 회장이 방한, 양사의 행사에 참석한 것은 지난 2004년 S-LCD 창립기념식을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지난 2007년 S-LCD가 첫번째 8세대 라인 가동하는 행사에는 주바치 료지 당시 소니 사장만이 참석했다.
 
2007년 행사에는 S-LCD 등기이사로 재직하던 이재용 전무 역시 참석하지 않았다.
 
소니 회장이 직접 참석했고, S-LCD 등기이사에서 물러나 있는 이재용 전무가 참석한 이번 행사와는 `무게감`에서 차이가 있는 셈이다.

◇`협력자이자 경쟁자`..쉽지않은 동거
 
"협력이 크게 보일 수도 있고, 경쟁이 크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한쪽이 부각되면 비즈니스를 하는 입장에서 불편해질 수 있다. 삼성전자와 소니의 관계가 바로 그런 관계다."

한 삼성전자 고위관계자의 말처럼 그동안 삼성전자와 소니는 S-LCD를 통해 LCD패널 사업을 협력하며 국경을 초월한 밀월관계를 유지해왔다. 반면 TV사업에서는 세계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해왔다.
 
이처럼 `협력과 경쟁`이라는 결코 쉽지않은 관계에 처음으로 이상신호가 감지된 것은 지난해 초. 일본 소니가 지난해 2월 샤프와 10세대 LCD패널 공동생산을 발표하자 삼성전자와의 관계가 정리되지 않겠냐는 분석들이 잇따라 제기됐다.

하지만 이같은 관측은 지난해 4월 소니가 삼성전자와 8세대 두번째 라인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수그러들었다. 당시 삼성은 `추가협력 가능성`을 내비치며 양사의 관계가 여전히 돈독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협력관계 균열조짐..일단은 `봉합`

그 이후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인식되던 양사의 관계는 올들어 다시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다. 삼성과 소니와의 LCD패널 공급관계에 LG디스플레이가 개입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TV사업에서 삼성의 경쟁자인 소니를 자극하는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TV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과 과거 1위였던 소니를 비교하는 언론보도가 계속됐고, 삼성전자 임원의 발언이 이어졌다. 급기야 두어달전에는 소니가 삼성전자에 불쾌하다는 반응을 직접 전달하기에 이르렀다.

이같은 반응을 접한 삼성전자는 이윤우 부회장과 이재용 전무가 직접 일본을 방문해 스트링거 회장을 만났다. 균열조짐을 보인 협력관계 복원에 나선 셈이다.

따라서 이번 스트링거 회장의 방한이 단순한 기념식 참석을 넘어선 일종의 `답방(答訪)`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어찌됐든 연초부터 제기된 삼성과 소니의 불편한 관계에 대한 관측들은 이번 스트링거 회장의 방한으로 일정부분 불식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르면 올 하반기 차세대 LCD라인 투자를 결정해야 하는 삼성의 입장에서는 나쁠 것 없는 상황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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