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민의 `부자는 돼지꿈만 꾼다`)차라리 복권방 사업이 낫죠

홍정민 기자I 2004.12.24 14:12:10

부자들, `10원도 아깝다`..`로또`자체에는 관심없어
복권사업 호황 예감..복권방 사업, 복권방 임대사업 `관심`

[edaily 홍정민기자] 지난 8월초부터 로또 1회 금액이 1000원으로 내려가면서 당첨금액도 줄어들었지만 아직 로또 열기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8월부터 지난주까지 월 평균 로또 판매금액이 570억원으로 올들어 7월말까지의 평균 630억~640억원에 비해 크게 줄지 않았다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단돈 만원으로 몇백억이라는 대박에 10번이나 도전할 수 있으니 `혹시나` 하는 마음을 억누르기 어려운 모양입니다. 로또 당첨금을 놓고 오랜 친구간 송사가 벌어지기도 하고 연인 사이가 틀어졌다는 소식들은 이미 새로운 얘깃거리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어마어마한 자산을 갖고 있는 부자들은 어떨까요? 한마디로 부자들은 로또에 관심이 없습니다. 다른 복권에도 마찬가지구요. 흥미로 하는 것 외에 보통 사람들처럼 `투자`의 수단으로 삼지는 않는다는 거죠. 이유는 `확률`때문입니다. 로또 1등 당첨 확률이 800만분의 1이라죠? 이렇게 성공 가능성이 거의 없는 곳에 대한 투자는 1000원, 아니 10원이라도 아깝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투자대상으로서 `로또`에는 관심이 없지만 사업으로서 `로또`에는 관심을 갖는다는 점입니다. 로또를 직접 사는 것보다 복권방 사업을 하거나,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건물에 복권방을 임대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로또 열풍이 계속 이어지면서 불황에도 불구, 복권방이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는데다 복권을 사는 사람들의 방문이 잦아지면 건물의 임대수익이나 가치도 높아질 것이라는 계산입니다. 토요일 저녁 복권방이나 편의점 앞에 길게 늘어서 있는 인파를 생각해보면, 건물주라면 한번쯤 생각해볼 만한 괜찮은 시도 같습니다. 한 은행 PB는 “고객들은 복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 뒤 “그 보다 확률높은 것을 하려고 하지 복권에는 1000원도 낭비라고 생각한다”고 전합니다. 부자고객들은 비용이야 어찌됐든 돈을 가치 있게 쓰는 것을 가장 중시하기 때문이라는군요. 아파트를 청약할 때도 부자들은 작은 평수는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지난해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한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몇백억대 부자들은 가장 좋은 층에 가장 큰 평수, 즉 프리미엄이 제일 많이 붙을만한 곳에 친인척에 며느리까지 동원해 청약을 했다고 합니다. 경쟁률과 자금 동원 가능성을 타진한 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여기저기서 돈을 박박 끌어모아 청약했다고 하니, 믿을만한 가능성에 보이는 무서운 추진력은 높이 평가할만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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