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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에서 CJ 대표까지…韓 콘텐츠 산업 발전의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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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아 기자I 2025.07.09 06:00:00

■만났습니다-강호성 변호사(전 CJ ENM·지주사 대표)
매해 부산국제영화제 참석한 유일한 검사
국내 최초 엔터테인먼트 전문 로펌 설립
CJ영입 후 대표까지…리스크 매니지먼트 총괄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나는 학창 시절 주말이면 레코드 가게를 전전하며 레코드 판을 사고 빌보드 핫100 차트 복사지 한 장 얻어 밑줄 그으며 미래를 꿈꾸던 소년이었다.”

강호성 KHS 에이전시 대표가 지난 2021년 CJ ENM(035760) 대표 취임 당시 직원들에게 한 말이다. 강 대표는 대구 출신으로 서울대 법학과 졸업 후 1989년 제31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로 임관했다. 이후 국내 최초 엔터테인먼트 전문 로펌을 세우고 CJ ENM 대표이사와 CJ(001040) 지주사 공동대표를 역임한 그는 한국 법조계와 콘텐츠 산업의 교차점에서 30여년간 활약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강호성 KHS 에이전시 대표(전 CJ ENM 대표·CJ 지주 경영전담 대표). (사진=김태형 기자)
강 대표가 엔터테인먼트 업계 입문한 것은 우연보다는 필연에 가까웠다. 학창시절 스쿨밴드를 조직해 활동했던 그는 끼가 많은 사람이었다. 검사로 재직하면서도 부산국제영화제 초창기부터 해마다 영화제를 참석하며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과 친분을 쌓았고 콘텐츠에 대한 열정을 키워갔다.

인생의 전환점은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 시작됐다. 부친의 사업 실패로 가세가 기울면서 강 대표는 검사직을 내려놓고 변호사 업계에 뛰어들게 된다. 변호사가 된 후 평소 쌓아온 인맥을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엔터테인먼트 업계 지인들로부터 사건 의뢰를 받기 시작하면서 업계에서 입소문을 타게 된다. 이후 2002년 법대 선배인 최정환 변호사와 함께 국내 최초 엔터테인먼트 전문 로펌 ‘법무법인 두우 청담사무소’를 설립하면서 소위 ‘대박’을 낸다.

강 대표는 “너무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표방하면 다른 고객들이 안오지 않겠냐며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니 우리가 하자고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강 대표는 2000년대 초기부터 한국의 미래 먹거리가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과거 전자공학, 컴퓨터공학 등 이공계 우수 인재들이 배출되면서 우리나라가 반도체 강국이 된 것처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는 똑똑하고 열정 가득한 인재가 넘쳐났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1995년 CJ가 할리우드 “드림웍스”에 투자하고, 1996년 삼성영상사업단이 꾸려지는 등 대기업이 컨텐츠 사업에 뛰어들고 소양이 있는 사람들과 역량있는 젊은이가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 산업의 경쟁력은 인적 역량에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며 “인적 역량이 뛰어난 사업은 반드시 성공할 수밖에 없고 결국 그들의 노력에 의해 방탄소년단(BTS), 기생충이 나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후 2013년 CJ ENM의 러브콜을 받게 된 그는 CJ ENM 전략추진실로 자리를 옮겼다. CJ 그룹 법무실장을 겸임하며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총괄한 그는 2018년 CJ그룹 경영지원총괄부사장을 맡는 등 성공가도를 달리다가 2021년 CJ ENM 대표, CJ 지주사 대표를 역임하면서 커리어의 정점을 찍게 된다.

한국 콘텐츠 산업을 이끌어온 주역으로서 강 대표에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그의 평생의 소명이다. 그는 “기독교인이 된 후부터 20년간 매일 아침마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게 해 달라’고 기도를 한다”며 “중·고등학교 때부터 온갖 할리우드 영화를 다 챙겨보고 정말 콘텐츠에 미쳤던 것처럼 지난 30여년의 세월을 돌이켜 보면 하루하루 더 깊이 이 분야에 스며드는 것을 느끼고 결국 토털 탤런트 에이전시 사업은 나의 운명이란 것을 느끼는 요즘”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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