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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초반 “회의가 공개·비공개 부분으로 나눠서 진행되는데 비공개회의 때 나온 내용이 자꾸 언론에 `따옴표` 인용돼 보도되고 있다”며 “최고위 의장 직권으로 이제부터 비공개회의에서는 현안 논의를 하지 않겠다. 이제부터 안건 의결만 할테니 최고위원들께서는 혹시라도 현안에 대해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공개 회의에서 모두 발언 끝에 불여 말해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배현진 최고위원은 모두발언 말미에 “대표님께서 말씀하셨는데 그동안 최고위원 회의를 할 때마다 참 답답했다. 최고위원들이 속사정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그 내용들이 낱낱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부끄러울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며 “현안 논의를 하지 않아야하는 것이 아니라 비공개 회의를 좀 더 철저히 단속해서 당내 필요한 내부 이야기는 건강하게 이어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고위원들의 발언이 모두 끝난 후 이 대표는 비공개 회의로 전환하지 않고 취재진이 모두 남아있는 상태에서 “공지한대로 오늘 비공개 회의는 진행하지 않을 것이고 국제위원장 임명 건에 대해 의견을 제시해달라”고 했다. 배 최고위원은 “이렇게 일방적으로 비공개 회의를 없애면 어떡하냐”며 “누차 제가 회의 단속을 해달라고 제안하지 않았냐”고 맞섰다. 이 대표는 “발언을 얻어서 말하라”고 하자 배 최고위원은 “대표께서 스스로 유출하지 않았냐. 본인이 나가서 언론과 얘기한 걸 누구 핑계를 대냐”고 목소리 높였다.
권 원내대표가 두 사람을 말리다 책상을 내려치며 “그만합시다”라고 외쳤지만 이 대표는 멈추지 않고 자리에 일어서서 반말로 “내가 내 얘길 유출했다고?”라며 맞받았다. 이 대표가 나가려하자 권 원내대표가 “비공개 전환할테니 이리오시라”고 외쳤다.
이 대표는 비공개 전환 이후 3분만에 자리를 떴다.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의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두 사람은 앞서 이 대표의 당 혁신위원회 출범과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 몫 인선안을 두고도 부딪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