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부촌 MZ세대 잡아라"..'성수·한남' 거점 확장하는 명품 브랜드

백주아 기자I 2022.05.08 17:14:24

<명품 패션 성지의 분화>
압구정·청담 전통 부촌 기반으로 영토 확장
젊은 고객 타깃 브랜드 정체성 알리기 집중
차별화한 상품으로 소비자 발길 이끌어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구찌 가옥(GAOK)’ 지난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구찌(GUCCI)’가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같은 해 5월말 서울 한남동 ‘꼼데길’(이태원로)에 새로 문을 연 매장 이름이다. ‘구찌 청담’과 같이 대체로 지명 이름을 붙인 매장이 아닌 한국 전통 ‘가옥’을 연상시키는 매장 이름을 채택한 것은 그만큼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남 구찌 가옥. (사진=백주아 기자)
▲한남 구찌 가옥 내부. (사진=백주아 기자)
구찌뿐만 아니라 루이비통, 샤넬, 디올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는 지난 해에만 18조원 규모(유로모니터 2021년 기준, 세계 7위)로 커진 국내 명품 시장의 가파른 성장에 따른 것이다. 명품 시장의 급성장 배경에는 코로나19 이후 ‘보복 소비’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가운데 샤넬 등 명품 브랜드의 잇단 가격 인상에도 기꺼이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상황이 이렇다보니 명품 브랜드들은 기존에 자리잡았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과 청담동에서 신흥 부촌으로 떠오르고 있는 용산구 한남동과 성동구 성수동에 하나 둘 둥지를 틀며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유동성이 풍부한 부촌의 상권을 중심으로 명품 패션의 성지가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미국 뉴욕 맨하튼 5번가, 프랑스 파리 몽테뉴, 도쿄 긴자 등과 같이 유동성이 풍부한 지역을 중심으로 명품 브랜드가 하나둘 들어서고 소비자들이 모여 하나의 커다란 상권으로 발전하는 식이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외형 확장과 함께 주요 브랜드들은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도 활발히 전개 중이다. 특히 코로나19 전후 패션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MZ세대의 ‘가치 소비’ 경향에 맞게 브랜드 역사와 정체성을 알리는 데 집중하는 게 특징이다. 브랜드 영속성 측면에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것 만큼 중요한 요소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함께 같은 브랜드라도 기존 입점한 백화점에선 볼 수 없었던 한정되고 차별화한 상품을 제공하며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 소장은 “명품 브랜드들이 과거 압구정·청담 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MZ세대를 겨냥해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주는 팝업 스토어를 열거나 매장별 한정 제품을 마련해 무형의 가치 제공과 함께 ‘경험 소비’를 확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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