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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해도 괜찮아…LG U+ 1호 무인매장 가보니

노재웅 기자I 2021.03.23 09:58:58

최신 단말기 비교체험부터 셀프개통, 중고폰 판매까지 원스톱
필요 업무 순서따라 키오스크 동선 설계..직관적 화면 구성
판매직원 시선 및 가입 권유 부담 없어 맘 편히 구경 가능해

U+언택트스토어 외부 전경. LG유플러스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매장 판매직원의 친절한 응대가 누군가에겐 불편으로 다가올 수 있다. 기자에겐 어릴 적 동대문 패션상가와 용산 전자상가가 그러한 경험을 하게 된 대표적 공간이었다. 보통 1~2년에 한 번 정도 찾게 되는 통신사 매장 역시 돌이켜보면 비슷한 감정을 소모하기 일쑤였다. 최신 단말기가 나왔다고 해서 궁금한 마음에 체험존이 마련된 통신사 매장에 들어가도, 휴대폰 화면을 켜기가 무섭게 다가와 “폰 사러 오셨어요?”라고 묻는 직원의 응대가 나에겐 ‘불편’이었다.

23일 광화문 종로구청입구교차로 한복판에 만들어진 LG유플러스(032640)의 1호 무인매장 ‘U+ 언택트스토어’는 이런 고객들을 겨냥한 공간이다. 판매직원의 시선과 서비스 가입 권유에 따른 부담감에 힘들어 하는 고객이 이곳에선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휴대폰을 구경하고, 사고, 각종 통신업무도 볼 수 있다고 하니 반가운 마음이 먼저 생기지 않을 수가 없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해 매장 출입은 10명으로 제한돼 있었다. 분명 무인매장이라고 들었는데, 직원이 한 명 존재한다. LG유플러스 직원은 “코로나19 특수 상황에 따라 매장 내 인원수를 제한·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리하고 있다”며 “일반 매장의 직원처럼 직접적인 안내나 응대 서비스는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경계심(?)을 풀고 매장 입구의 ‘웰컴보드’부터 체험을 시작했다. 웰컴보드에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면 패스(PASS) 본인인증을 통해 QR코드가 문자로 발급되는데, 이를 이용해 매장 내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고객이 아닌 타사 고객이나 알뜰폰 이용 고객도 발급받을 수 있다.

U+언택트스토어 내부 전경. LG유플러스 제공
웰컴보드에서 QR코드를 받고 나면 매장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가장 왼쪽부터 ‘U+ 키오스트’ ‘홈서비스 체험존’ ‘휴대폰 체험존’ ‘셀프개통존’ ‘무인 사물함’ ‘액정 보호필름 자판기’ ‘중고폰 판매대’ 순으로, 보통의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업무 순서에 따라 동선이 설계돼 있다.

매장 한 편에 마련돼 있는 휴대폰 무선충전 공간에 휴대폰을 꽂고, 무료 커피를 내려받은 뒤 순서대로 체험을 시작했다.

U+ 키오스크의 유심 자판기를 통해서는 자급제폰 또는 중고폰 개통을 원하는 고객이 비대면으로 약 3분 만에 요금제 가입과 함께 유심을 개통할 수 있다. 또 요금제·번호 변경, 요금 수납 등 직원의 도움을 받아 처리했던 다양한 통신업무도 키오스크를 통해 고객 스스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한다.

홈서비스 체험존에서는 영유아 특화 미디어 플랫폼 ‘U+아이들나라’ 및 전용 리모콘 ‘유삐펜’, 인기 초등교육 콘텐츠를 모은 ‘U+초등나라’, 가전기기를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U+스마트홈’ 등 주요 홈 서비스들을 체험해볼 수 있다.

결합 상품을 말로만 설명을 듣고 가입했던 대면 매장의 경험이 떠오르면서, ‘사람이 없는데 오히려 친절하다’는 느낌이 이때부터 강하게 들기 시작했다. 홈서비스 상품을 실제로 사용해볼 기회가 없어 고민이었던 이들이라면 매우 반길 만한 체험 공간이다.

기종이 다른 휴대폰 2개를 표시된 진열대 양쪽에 올려놓으면 전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비교 체험이 가능하다. 사진=노재웅 기자
각각의 휴대폰으로 동일한 조건에서 사전 촬영한 실제 사진과 동영상이 전면 화면에 떠 직접 비교할 수 있다. 사진=노재웅 기자
매장 중앙에는 이곳의 하이라이트인 휴대폰 체험존 3개가 마련돼 있다. 단순히 진열대에 휴대폰 하나 딸랑 거치돼 있고, 나 혼자 화면을 켜서 이것저것 만져보는 체험존이 아니다. 이곳에선 진열대에 휴대폰을 올려놓으면 전면의 큰 화면으로 기기 사양과 색상, 구매 통계 등이 한눈에 나타난다.

기종이 다른 휴대폰 2개를 표시된 진열대 양쪽에 올려놓으면 비교 체험도 가능하다. 특히 카메라 성능 비교가 눈에 띄는데, 각각의 휴대폰으로 동일한 조건에서 사전 촬영한 실제 사진과 동영상이 전면 화면에 떠 직접 비교할 수 있다. 별생각 없이 아이폰12 프로와 아이폰12 프로 맥스를 올려놓고 있는 내게 다가와 “LG폰과 아이폰을 올려놓으면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고 말한 직원 분의 귀띔이 이날 매장 체험 중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여러 체험을 통해 마음에 드는 휴대폰을 골랐다면 셀프개통존으로 이동하면 된다. 이곳에선 신규 가입, 기기 변경, 번호 이동 등 고객 스스로 스마트폰 개통이 가능하다. 할부기간과 요금제, 부가서비스 혜택 등도 모두 직접 선택할 수 있다. ‘고객님 이 서비스 세 달만 유지해주면 얼마 빼 드릴게요’ 같은 불편한 거래는 없다.

셀프 개통까지 마치고 구매를 완료한 휴대폰은 일반 매장과 마찬가지로 60개의 스마트폰이 보관된 무인 사물함을 통해서 현장에서 즉시 수령이 가능하다. 사진=노재웅 기자
구매한 휴대폰을 일반 매장과 마찬가지로 현장에서 즉시 수령이 가능하다. 60개의 스마트폰이 보관된 무인 사물함을 통해서 꺼낼 수 있는데, 사물함에 없는 모델이라도 매장 창고에 있다면 현장 직원이 바로 가져다준다. 아예 재고가 없는 물건의 경우에는 일반 매장과 동일하게 퀵서비스 배송으로 전달해준다.

휴대폰을 받고 나면 액정 보호필름 자판기와 부착기를 이용해 스스로 보호필름을 깔끔하게 붙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무인매장 안에서 ‘똥손’이 가장 두려울 법한 공간이다. 직접 부착기를 사용해보진 못했지만, 설명에 따르면 똥손도 ‘금손’처럼 보호필름을 부착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고 한다.

마지막 단계엔 중고폰 판매대가 있다. 새 휴대폰을 구매하고 남은 중고폰을 어떻게 처리할지 선택할 수 있고, 시세조회만 하는 것도 가능하다. 중고폰을 거치대 위에 올려놓으면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업체 측에서 실시간으로 휴대폰 상태를 보고 시세를 책정해준다. 실제 판매를 결정했다면, 이후 몇 차례의 자기인증 과정을 통해 5분 정도 걸려 계좌로 돈이 들어온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대면 상담의 부담을 없애고 통신업무 처리 시 상담 품질을 균일하게 제공하기 위해 U+언택트스토어를 열게 됐다”며 “종각점을 시작으로 상반기 부산과 대전, 하반기에는 대구와 광주에도 언택트스토어를 추가로 개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중고폰 ATM존에서는 중고폰 판매, 기부, 시세 조회 등이 가능하다. 사진=노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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